
5대 은행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 자율 배상에 착수한 후 두 달간 5000건 이상의 협상을 완료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홍콩H지수 ELS 투자자들이 지난 3월29일 KB국민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고 투자 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 장민태 기자.
[프라임경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 배상에 착수한 후 두 달간 5000건 이상의 협상을 완료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현재까지 5323건의 H지수 ELS 손실 건에 대해 투자자와 자율 배상에 합의했다.
우선,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올해 1월 만기 도래한 6300여건의 ELS 손실 확정 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달 말까지 약 1주간 3440건이 합의에 이르러, 이전 실적 129건까지 모두 3569건의 배상을 마쳤다.
은행권에서 가장 배상을 서둘러 온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992건의 합의를 도출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달 21일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 조정 신청을 받기 시작한 뒤 지난주 협상이 타결돼 모두 556건에 대해 배상금 지급까지 마무리됐다.
자율배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관련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 하나은행도 이달부터 수천 건의 본격적인 배상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모든 은행에서 공통으로 배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들의 합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상 비율이 낮은 고객 가운데 전액 배상 등을 요구하며 분쟁조정이나 소송 등을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달 중순 6900선까지 올랐다가 최근 6300대로 내려온 홍콩H지수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LS 상품은 기초로 삼는 주가지수에 등락에 따라 손익이 확정돼 상품 종류에 따라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70% 이상이 돼야 원금을 보전받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시점의 지수가 높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5대 은행의 내부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등에 따르면, 홍콩 H지수가 다시 6700선을 회복하고 6800에 근접할 경우 당장 6월부터 녹인 조건이 없는 H지수 ELS 만기 도래 계좌는 모두 이익을 내고 상환될 가능성이 있다.
8월 이후부터는 홍콩 H지수가 6500선만 넘어도 만기 도래하는 5대 은행 ELS에서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