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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개발' 1.1조 쏟아 붓는 중국, 국내 업계 '긴장'

中·日 사이 끼인 韓…전문가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시급"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5.31 15:27:39
[프라임경제] 중국 정부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약 60억위안(1조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초부터 자금 투입에 나서고 있다. △CATL △BYD △디이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6개 업체 대상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CATL은 오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할 방침이고, 상하이자동차는 내년 생산라인을 구축한 뒤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발표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은 중국 정부의 지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 속에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우리 정부보다 중국 정부의 지원 금액이 약 10배나 큰 데다, 일본에게도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가격 경쟁력과 일본의 선진화된 기술 사이에 끼인 셈이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 조택영 기자


우리 정부는 2028년까지 총 1172억원을 투입해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3가지의 유망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본은 일찌감치 정부 주도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착수,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0% 회복을 목표로 오는 2030년까지 5조6000억엔(49조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도 가장 많이 보유(토요타)하고 있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2028년으로 잡고 있다. 닛산의 양산 시기 역시 비슷하다.

한국 기업을 살펴보면, 삼성SDI(006400)는 국내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오는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SK온은 오는 2026년 초기 단계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중국-일본 3개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불이 붙은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퍼포먼스가 다소 떨어져도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기업이 성장하다가 샤오미나 BYD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결국 규모의 경제면에서 중국을 따라갈 순 없고, 일본의 토요타 등은 원천기술로 우리나라보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 앞서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상황이라 시장 규모, 수익성 면에서 떨어지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를) 소홀히 했던 것이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고, 무역 장벽에 다소 걸릴 수 있지만 수출 차량에 대한 일부 보조금 지급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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