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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옥석 가리기 본격화…사업성 평가기준 개선

시뮬레이션 결과, 사업장 최대 10% 구조조정 대상 "부실 누적, 충격 확대될 수 있어"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4.05.13 16:20:49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평가기준을 개선해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사업성이 충분한 사업장은 지원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정리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하 금융당국)은 13일 공동으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50조원+α 대책 △PF 대책 △주택공급활성화방안 △비상경제민생회의 등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연착륙을 추진해 왔다. 

문제는 고금리·고물가가 상당 기간 유지된 가운데, 낮은 사업성을 가진 사업장에 대해서도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 지연이 발생했고, 2금융권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부실의 누적·이연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 경색을 초래해 착공이 지연되는 등 부동산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PF에 대한 급격한 정리가 발생할 경우, 건설업계와 금융업계 전반의 충격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은 그간 PF 연착륙 추진 상황과 시장·업계의 현장 의견을 토대로 이번 방향(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우선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PF 사업장의 사업성을 엄정하게 판별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개선한다. 기존 평가에 대해 "연체·부도 여부 등 단편적인 내용만 확인해 PF의 특성과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금융권은 브릿지론과 본PF 등 사업장 내용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해 사업성을 평가한다. 필요한 경우, 내부 위험관리절차를 거쳐 예외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기존 양호·보통·악화우려 3단계로 구분했던 사업성 평가등급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된다.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자율매각을, 사실상 사업추진이 곤란한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상각·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게 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은 당장 내달부터 개선된 기준으로 PF 사업장을 평가하게 된다. 금융당국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 PF 사업장 가운데 약 5~10% 가량이 '유의' 및 '부실우려’ 등급에 해당해 구조조정 될 것으로 예상된다. PF 대출금 총 230조원 중 최대 23조원이 부실에 빠진 셈이다. 향후 금감원이 평가 결과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사업장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은 정책기관과 금융권이 함께 지원한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은행·보험업권은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공동 대출)을 조성해 경·공매 사업장에 대한 경락자금대출과 부실채권 매입지원 등을 제공한다. 향후 필요시 최대 5조원까지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조1000억원 규모 펀드로 경·공매 시장에 참여한다. 펀드 취득 자산은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가 50% 감면된다.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에 각각 2000억원씩 공급해 부실채권을 매입할 계획이다. 

◆우량 사업장, 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사업장은 금융지원을 받게 된다.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이 없었다면, 피해가 없었을 사업장에 자금 지원이 집중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의 PF 사업자보증은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확대된다. 본PF 전환에 필요한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비주택 PF 사업장에 대한 지원은 4조원 규모로 신설된 건설공제조합의 사업자보증 프로그램으로 제공된다. 

건설사 워크아웃 등으로 사업 추진 어려움에 빠진 정상 PF 사업장은 보증을 받아 공사비용 등 추가적인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PF 정상화 펀드 재원으로 추가 자금 공급도 받게 될 예정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발표는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하고 기타 사업장을 시장에 맡긴다는 게 핵심"이라며 "브릿지론과 본PF 단계 구분 등 평가기준 세분화는 현 PF 사태가 아니더라도 실무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능한 지원은 한정적인데, 지금처럼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다만 부동산 PF 문제는 돈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만으로 단방에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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