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주 금융위원회(금융위)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밸류업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한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기관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가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비재무재표 내용에서 지배구조(G)만 언급하고 환경(E)과 사회(S)가 빠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상반기 세미나에서 류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 및 탈탄소 이슈는 우리 기업에게 불편한 진실이지만 분명히 골든 타임이 있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서스틴베스트 상반기 세미나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인사말 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앞서 지난 2일 금융위와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과 기관은 밸류업 가이드라인과 가이드라인 작성 방법을 다룬 밸류업 가이드라인 해설서를 공개했다. 금융위는 의견 수렴 후 이달 중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공개된 가이드라인과 해설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힐 때 포함하도록 권고된 내용은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 여섯 가지다.
특히 현황진단 항목에서 '비재무지표' 내용 관련 '지배구조' 공개 방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국내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가 지적돼 온 점이 고려됐다.
그러나 류 대표는 대표적인 비재무지표인 ESG 항목 중, 환경(E)과 사회(S) 항목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가이드라인에서 환경과 사회 항목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가이드라인 해설서에서 "기업에 따라 환경이나 사회적 책임 등 기타 비재무 분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는 경우, 관련 지표를 선정할 수 있다"고 가볍게 다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일 공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 중 일부 갈무리. '비재무지표' 항목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환경'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은 없다. ⓒ 프라임경제
류 대표는 ESG 요소 중 특히 환경 요소에 주목했다. 국내 기업이 환경 이슈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적 경쟁력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산업 구조는 전기, 전자,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 화학, 자동차, 철강 기초소재 등 제조업 중심이다. 이들 제조업은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이다. 류 대표는 여기 주목해 특히 탄소 저감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목했다.
그는 "우리와 경쟁 관계인 EU, 일본, 북미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2030년부터 탈탄소 기술과 설비를 공장에 적용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으로 적극적이고 치밀하게 추진 중"이라며 "이들의 저의는 산업 판 바꾸고 게임체인지로 시장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에 비해 우리는 MB 정부 때부터 십수년 이상 각종 계획과 로드맵만 무성하고 여전히 준비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정된 미래를 어렵고 불편하다고 회피하면 우리 주력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서서히 상실할 것이고, 제조업 세계 5위 국가 지위도 잃을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2007년부터 국내 최초로 ESG 평가를 실시 해 왔다. 이날 세미나는 '재무중대성과 지속가능성 공시'를 주제로, 지난달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공개한 'KS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ESG는 기업 윤리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과 직결된 필수 요소"라며 "우리도 KSSB 초안을 발표했는데,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촉진하고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려면 공시 역량을 고려해 과도한 부담이 안 되도록 하고, 투자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양질의 공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ESG라는 시대 흐름의 현실화는 공시 제도에서 시작된다"며 "기업 입장에서 공시 부담 없어야 하고, 이중 공시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지난 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서스틴베스트 상반기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KSSB 초안에서는 정보 유용성과 국제 정합성, 기업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경 이슈 측면의 '스코프 3 GHG 배출량 항목'에 대해서 "정보 유용성 측면에서 필요하다"면서도 "선택으로 할지 의무로 할지 정하지 못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