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연이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현실화돼 세계 경제에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마침내 현지시간 14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영국 버클레이 은행과 미국 뱅크 오브 어메리카가 인수협상을 포기하면서 리먼 브러더스는 회생의 길을 모두 잃었다.
다만 또 하나의 금융위기 요소였던 메릴린치는 매각에 성공, 두 개의 폭풍이 금융계를 덮치는 상황은 면하게 됐다.
하지만 AIG라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와 한 주 동안 미국발 금융위기에 전세계가 휘청일 것으로 보인다.
◆리먼 브러더스에 우리 금융권 자금 7억 달러도 묶여, 당국 대책 논의 부심
이번 사태에 따라 미국 금융 전반이 큰 파장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도 추석 연휴 직후 개장과 함께 큰 어려움을 맞이할 전망이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신청은 글로벌 자금시장의 경색이 국내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의 외국환평형채권기금 발행 연기 및 리먼과 메릴린치의 파산 및 합병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손실 우려도 높아, 서울 외환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우리 나라 금융기관이 리먼 브러더스에 7억 달러 이상을 투자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따른 직접 파장도 불가피해 보인다. 당국이 16일 오전 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상황 점검과 리먼 브러더스 투자분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메릴린치는 고비 넘겨, 다음은 AIG 위기설 솔솔
다행히 리먼 브러더스 못지 않게 위험 요인으로 꼽혀 왔던 메릴린치는 매각 협상 대상을 잡는 데 성공했다. 한때 월가 최대 증권사였던 메릴린치는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포기한 뱅크 오브 어메리카를 협상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 회사를 440억달러에 매각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29달러로 지난 2007년초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의 가격에 불과한 셈이나, 최악을 면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다행히 메릴린치가 리먼에 이은 연쇄 파산의 길을 피했지만, 이번에는 AIG가 위험 신호를 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주요 신용평가 기관들이 15일 오전까지 400억달러를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AIG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현실화되면 AIG는 최대 72시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연방준비이사회 등이 대책을 마련해 줄지는 불투명하다.
◆월가 후폭풍 마련 부심, 효과에 관심
이번 리먼 사태가 금융 위기로 막바로 연결되지 않도록 월스트리트 자체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월 가의 10개 은행들은 컨소시엄을 구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700억달러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10개 은행은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그룹,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UBS 등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금을 금융권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 급한 불을 끈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AIG 위기까지 현실화되는 경우 금융 위기 외에도 대규모 고용 시장 불안까지 겹칠 수 있어, 파장 차단이 효과를 거둘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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