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조승환 중·영도구 후보가 지역구의 5대 비전과 핵심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박비주안 기자
[프라임경제] 조승환 전 해수부장관이 제22대 총선 지역구로 부산 중·영도구를 선택하고 출사표를 던졌을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소위 '친검'의 상징과도 같았던 '박성근 전 순천지검장과 굳이 같은 지역구를 두고 경쟁을 해야하느냐'라는 의문이 지역에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런 의문에도 조 전 장관은 박 전 지검장과 경선에서 맞붙었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윤 정부 장관 출신 인사 중 첫 번째 경선 승리자다.
친 정부 인사와 경선까지 마다하지 않은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영도는 그의 가족들 3대가 살았고, 현재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곳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조승환 후보의 첫 번째 공식 업무도 '영도구청 이전 사업'이었다. 현재의 영도구청으로 이전하는 것을 기획하며 영도구의 발전을 바랬던 사람이다. 그가 다시 영도로 돌아왔다. 30여 년만에 돌아온 중구와 영도는 과거의 영광을 잊은 채,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지 모르겠다'고 표현할만큼 쇠락했다.
이에, 자신의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쌓은 중앙 인맥을 통해 주요 숙원 사업을 풀어 나가면서 새로운 원도심을 만들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영도 초입에 있는 조승환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 그와 인터뷰를 나눴다.
아래는 조승환 후보와 일문일답
- 황보승희 의원의 탈당과 불출마 선언으로 중·영도구가 무주공산이긴 했지만, 전 해수부 장관이 선택할 수 있는 지역구 선택지는 다양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곳 중·영도구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중·영도구는 일찍이 경찰이셨던 조부님이 사신 고향이고, 중구는 아버님의 생활 터전이었습니다. 처음 공직에 발을 들이고 수습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곳도 영도구청 태종대 유원지 관리사무소고, 공직에서 처음 맡은 소임 역시 '영도구청 이전 사업'이었습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재직 시절 영도 동삼동 매립지 준공과 동삼혁신도시 해양연구기관 입주 때도, 중구 자갈치 시장 현대화 사업 등을 추진할 때도 제가 앞장 섰습니다. 또, 윤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북항재개발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해양도시 부산을 위해 노력한 점도 중구와 영도구에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업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중·영도는 저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고, 봉래산 할머니 품 같은 곳입니다."
- 오랜 공직생활을 하신 분들은 대체로 얼굴이 경직되어 있는데, 조승환 후보는 공직 생활 오래 하신 분답지 않게 웃는 얼굴을 자주 하십니다. 공직자에서 이제 정치인의 길을 걷는 상황인데, 후보님만의 강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제가 정말 잘 웃습니다. 조부께서 경찰 공무원이셨는데 부친에겐 엄하셨어요. 그래서 부친께서는 저에게 엄한 아버지가 아니라 따뜻한 아버지셨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가치관이 자리잡았고 잘 웃게 됐습니다. 저는 이런 성격이 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 생활을 하다보면 민원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곤란한 상황도 많이 겪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저에게 민원이 들어오면 '감사합니다' 라고 생각하고 처리하고자 했습니다. 민원은 일단 접수가 되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몰라서 처리를 못하는 업무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 평생 공직에 있으면서 민원을 두려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양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손해 본다는 마음으로 살아온 것이 저의 경쟁력입니다. 크게는 국가와 민족, 작게는 내 고향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 소관 업무의 판단 기준은 항상 '공공의 이익'이었습니다.
또, 미래 세대의 먹거리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도 강점입니다. 특히 장관 재직 시절에는 정책현안과 입법에 대한 일 욕심이 많았는데, 이런 갈증을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되어 지역구와 국가 발전을 위해 풀어보겠습니다."
- 부산에 30여 년만에 오셨습니다. 그간 기장, 해운대, 광안리로 대변되는 동부산은 눈부신 발전을 하고, 가덕도신공항과 에코델타시티를 계획 중인 서부산은 서부산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동안 원도심은 그 때 그대로입니다. 원도심에 어떤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저는 국정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일해 본 정책전문가입니다. 말씀처럼 쇠락한 중·영도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중구와 영도구를 돌아보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개선해달라고 요청 받은 것은 '교통'입니다. 그래서 지역구의 발전을 위해 5대 비전을 구상한 것입니다. 중·영도 5대 비전에는 △신 해양산업 허브, 해양치유 메카 조성 △주변 편의를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과 연계교통망 구축 △매력적인 관광수요 창출을 위한 걷고싶은 도시 조성 △규제 철폐로 새로운 중·영도 위상 구축 △명품교육 인프라 조성 및 두터운 복지 실현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중 3개 비전이 교통과 관련된 개선 약속입니다.
또, 저는 영도구 물양장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을 미항으로 조성하고, 청학동 조선소 지역을 국내 중소형 조선해양 산업의 새로운 허브로 변모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구의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을 해양교통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자갈치와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을 잇는 보행로와 C-BAY 파크를 잇는다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머물고 싶고, 걷고 싶은 중구 영도구를 만들 계획인데, 영도구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둘레길, 자전거길, PM길을 하나로 만들고 싶습니다. 중구에는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의 관광 상품화를 포함해 산복도로 지역 문화마을 조성, 보수동 헌책방 거리 등 추억의 명소화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구상에는 '정책'과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로운 중구와 영도구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제가 적임자입니다."

조승환 후보는 지역구 선출직 의원들과 함께 지난 26일 부산시청을 찾아 박형준 시장에게 중·영도구 정책 제안서를 제출했다. ⓒ 조승환 캠프 제공
- 선거운동을 해 보니,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자신 있습니까?
"과거 중·영도구 주민들은 '정치1번지'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우리 지역구에는 걸출한 정치인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치적인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해수부 장관이 왔다'며 반겨주시는 분위기입니다. 또, 남고 이전으로 미래 교육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중·영도를 해양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 지정과 기숙형 공립특수목적형 고등학교를 설립해 명품 교육 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볼 생각입니다. 부산시청 수습 공무원 시절부터 해수부 장관까지 공직 생활을 거치면서 중·영도구와 부산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진짜 중·영도구 사람이라고 자신합니다. 해양수산분야 뿐 아니라 지역 현안 정책 기획부터 집행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한 전문성을 살려 부산시에서 가장 낙후된 중구와 영도구를 반드시 발전시키겠습니다. 영도구의회, 부산시의회, 부산시는 물론이고, 중앙부처들과의 인맥이 저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우리 지역구를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지역으로, 미래 세대를 키우고 미래 세대가 안정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중·영도로 만들어 갈 자신이 있습니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영도구 출생으로, 부산대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90 제34회 행정고등고시를 합격한 이후 30여 년간 대통령실, 총리실, 해양수산부 등을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