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을 기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민주당 김재윤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가 시한을 넘겨 사실상 처리무산으로 일단락 됐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지난 4.9 총선 당시 비례대표로 신청한 이한정 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 수수 논란을 빚으며 정부로부터 체포 영장 신청과 함께 의원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제주도에 병원 인허가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 체포동의안의 경우 본회의에 보고된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문, 김 양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5일 오후 2시6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이후 예정대로 라며 72시간이 지난 8일 오후 2시6분을 처리됐어야 한다.
처리 시한이 임박한 상황까지 한나라당과 야당의 본회의 상정을 둘러싼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마침내 처리시한을 넘겼다.
그렇다고 이들의 체포동의안이 영구 폐기된 것은 아니다. 여야가 신경전을 통해 상정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시한을 넘기던 상황, 국회 사무처가 "체포동의안의 72시간 내 처리가 무산됐더라도 체포동의안 자체가 완전 폐기된 것은 아니다"며 "국회에 계류중인 상태"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당사자인 문, 김 의원을 포함한 야2당은 급한 불을 끈만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그러나 또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체포동의안 논란'에 정치권 전체가 시한 폭탄을 안은 듯 촉각을 세운 모습도 이채롭다.
한편 처리 시한을 넘겨 상정 무산으로 여·야간 큰 충돌은 피했지만 이번 문, 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논란이 현행 정치권에 던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일성이다.
그 이유는 우선 이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제기된 배경, 일설에 따르면 문국현 의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집권 공신인 이재오 전의원의 복귀라는 반대 급부가 숨어있다는 혐의가 있다. 집권층의 정치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다.
김재윤 의원에 대해서도 이 같은 해석은 가능하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최대 위기를 가져온 '쇠고기 파동' 당시 조경태 의원 등과 함께 야권 내에서도 큰 목소리를 낸 소장파 재선의원이다.
현 집권세력에게 이들이 다분히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을 터, 표적 사정이라는 반발이 나올만하다. 만약 본회의에 양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상정됐다면 '물리적 충돌'을 포함한 야권의 반발은 그리 간단치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도 어렵지 않게 나온다. 국회 파행이 불 보듯 그려진다.
그렇다고 상정이 안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길 수도 없다. 이들은 각각 뇌물 수뢰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우리강산 푸르게'에 이어 '정치권을 푸르게'를 외치며 정가에 발을 디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공천 헌금 논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가 지금껏 가져온 반부패 이미지에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재윤 의원 역시 민주당이 고전하던 4.9 총선에서 선전하며 당내 소장파로 신선함을 선사했던 전력에 비춰 이번 '검은 돈 의혹'은 자칫 그의 정치이력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상정 무산으로 여·야간 충돌을 피한 대신 국회, 정치권은 국민들로부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당시 "본회의 상정이 되겠느냐"는 회의 섞인 관측을 내놨다.
파행과 공회전이 일반화된 마당에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이용, 정작 부정으로 얼룩진 의원들의 사법 심판을 번번히 막아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국회는 방탄국회'라는 불명예를 안아 왔다.
이번 사태 역시 김형오 의장이 일찌감치 직권 상정 거부 의사를 밝히며 본회의 상정 자체에 회의적 반응을 드러내면서 방탄 국회 논란에 불을 붙인 것도 사실이다.
반면 절대다수의 한나라당도 수적 우위를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다. 다수당의 독주라는 비난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부담이 큰 대목이다.
'문, 김 의원의 체포동의안 논란'은 이래저래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정치구조의 한 단면이 돼버렸다. 모처럼의 정권 교체와 전대미문의 정치지형, 정국 난맥에 개원을 파행으로 맞이한 "제18대 국회가 시험에 들었다"는 말이 나오기에 충분하다.
당장의 충돌은 피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향후 정치적 해석이나 정파적 이해가 아닌 국민의 뜻이 반영된 사태 해결을 기대해 본다.
![]() |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