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브로드밴드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로 B tv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AI 기술과 관련해 원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진화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이른바 '찐팬'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SKB)는 지난해 말 자사 인터넷TV(IPTV) 서비스인 B tv를 AI B tv로 업그레이드 한 이후 '자동개인식별' 기능을 통해 시청 이력, 추천 콘텐츠, 찜한 VOD, 쇼핑 상품 등 이용자별로 초개인화된 맞춤형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초개인화 서비스는 지난해 말 선보인 'AI 쇼핑'이다. TV 속 등장인물이 입은 옷과 악세사리 정보를 확인하고 동시에 제품 구매가 가능하도록 구현한 것으로 현재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용자는 VOD 시청 중 콘텐츠에 나오는 패션의류 또는 잡화 제품 정보를 B tv의 콘텐츠 정보 제공 페이지인 '인사이드(INSIDE)'나 시놉시스 페이지에서 AI 쇼핑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AI 추천 기술을 활용해 롯데온 등 쇼핑몰과 연계해 콘텐츠 속 등장 패션 아이템과 유사한 추천 상품을 큐레이션해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 AI B tv의 신규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적용된 셋톱박스에서 일부 콘텐츠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보다 다양한 콘텐츠제공사업자(CP)·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협업 및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데이트된 AI B tv 서비스는 TV를 보는 이용자를 자동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동개인식별 기능을 최초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 사업부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B tv가 콘텐츠 탐색 경험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AI 기반의 초개인화된 미디어 포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SKB의 초개인화 전략은 가입자 이탈 방지가 주된 목적이다. IPTV는 그간 통신사 매출 성장을 이끌며 효자 노릇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SKB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IPTV 가입자 수는 672만8000명으로 전 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지난해 분기별로는 1분기 1.3%, 2분기 0.9%, 3분기 0.7% 순으로 증가 폭도 점차 줄고 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에 밀려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1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초로 0%대 증가율(0.67%)을 기록했다.

'살아있는 영어 프리토킹' 서비스는 B tv 잼에 챗GPT를 연동해 개인별 맞춤 영어 회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SK브로드밴드
SKB는 올해 AI B tv로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키즈와 시니어 대상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먼저 키즈 대상 'B tv 잼(ZEM)' 서비스는 △연령대별·타깃별·학습수준별 맞춤 콘텐츠 △학부모를 위한 결과 리포트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이 장점이다.
키즈 대표 서비스인 '오늘의 학습'은 1세부터 13세까지 연령별·수준별 일일학습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난 2021년 11월 론칭했다. 나이와 이름 등 간단히 프로필만 등록하면(셋톱박스당 3명까지 등록) 홈스쿨링 전문가의 감수를 거친 커리큘럼을 통해 아이 연령, 학습수준 및 성향에 꼭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개인별 맞춤 영어회화가 가능한 '살아있는 영어 프리토킹'도 추가로 선보였다. IPTV 3사 키즈 서비스 중 국내 최초로 챗GPT를 연동해 타사뿐 아니라 OTT와도 차별화했다는 게 SKB의 설명이다.
실제로 프리토킹 서비스 출시 후 살아있는 영어 이용자 수는 출시 전보다 1.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B 관계자는 "살아있는 영어는 중급 레벨 수준의 자체 영어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레벨도 새롭게 오픈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챗GPT를 활용해 아이가 직접 그린 AI 동화 캐릭터와 대화를 하며 심리분석과 마음케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니어 이용자를 겨냥한 'B tv 해피시니어'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IPTV 3사 가운데 유일한 시니어 대상 서비스로 지난 2018년 론칭한 이후 전용 UI·요금제 출시, 가상채널 운영 등 관련 서비스를 지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시니어 고객 비율은 2022년 말 18%에서 지난해 말 20%대로 확대됐다. 이용자 수와 시청 건수도 2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집계 결과, 지난해 해피시니어 시청자 수는 월평균 4%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SKB는 방송 제작 전 영역에 AI 기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B tv 케이블 지역채널 뉴스 제작 시 AI 휴먼을 활용한 음성합성(TTS)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AI를 통해 뉴스 내용과 부합하는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도 연내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