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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연간흑자' 쿠팡..."무제한 자금력" 中 '알테쉬' 막아낼까

쿠팡, 매출 30조 돌파..."단기간에 쿠팡 10년 노하우 따라잡기 어려워"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2.28 16:06:57
[프라임경제] 쿠팡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내고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면서 한국 유통시장을 빠른 속도로 선점하고 있는 중국 직구업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가총액 2위 알리바바의 '알리 익스프레스', 3위 핀둬둬(Pinduoduo) 홀딩스 '테무', 중국 '패션 공룡' 쉬인(Shein)이 액세서리·공산품을 넘어 가구·가전·식품의 빠른 배송으로 전방위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무제한 광고비와 '수수료 제로' 정책으로 한국 판매자들을 입점시키는가 하면, 국내 업체에게 부과되는 관세와 인증취득 같은 노력없이 중국에서 생산한 초저가 상품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유통업계는 "중국발 직구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통째로 흔들면서 쿠팡이 이들의 거센 도전을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핀둬둬 시가총액, 250조원 육박...쿠팡의 7배

28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이익이 커지면서 201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6조원이 넘는 적자를 감수해 국내 물류센터를 100개 이상 지은 유통비용 절감 효과로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와우 유료 멤버십 사업을 주력삼아 고객을 끌어들인 결과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 올랐고 연간 영업이익도 6174억원을 냈다. 

쿠팡은 2021년 영업손실 1조8040억원에서 2022년 1447억원으로 9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앞 김범석 쿠팡 창업자. © 쿠팡

쿠팡의 활성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전년 말(1811만5000명)과 비교해 16% 늘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날 "향후 성장률은 지난 1~2년간의 성장 범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매분기마다 20% 전후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는데, 빠른 배송과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상품 셀렉션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로켓배송이 우리나라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가장 고객 유입을 이끈 '필수 인프라'로 거듭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쿠팡의 빠른 성장세만큼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직구업체들의 국내 선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지난 1월 월간 사용자 수는 717만명으로, 1년 전(337만명)과 비교해 380만명 늘었다. 지난해 8월 첫 출시한 테무는 51만명에서 올 1월 571만명으로 6개월 만에 11배 폭증했으며, 쉬인(221만명)도 지난해 1월 52만명과 비교해 4배 증가했다. 

'알테쉬'를 합친 사용자 수는 1509만명으로, 쿠팡(2982만명)의 51%에 육박한다. 알리가 지난해 봄 "1000억원을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본격 선언하고, 테무와 쉬인도 지난해 본격 진출한 결과다.   

실제 알리와 테무는 전 세계에 진출한 '글로벌 공룡' 이커머스의 사업으로 천문학적인 자금력을 국내 퍼붓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6조원의 누적 적자를 감수한 끝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23일 기준 글로벌 이커머스 2위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1914억(255조원)으로 지난해 1308억달러(174조원)의 매출을 냈다. 테무와 쉬인을 보유한 3위 핀둬둬의 시가총액도 1748억(233조원)달러로 쿠팡(290억달러·38조원)과 비교해 6배 이상이다. 

올해 미국 상장(IPO)를 준비하는 쉬인은 지난해 5월 자금 모집 당시 기업 가치를 660억달러(약 85조6000억원)로 평가받았고, 150여개국에 진출해 2022년에 230억달러(약 2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쉬인 매출은 300억달러(약 4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 세계 진출한 알리(220개국)에 테무(49개국)는 '광고비 무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 한 해 미국에 2조2698억원(17억달러), 알리바바는 1조6816억원(91억위안)을 광고비로 쓰며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음. 국내서도 알리는 유명배우 마동석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온라인 광고를 늘려오고 있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제휴마케팅의 경우, 알리와 테무가 개인이나 사업자 마케터들에게 지급하는 디지털 광고 수수료는 6~7% 수준으로, 소비자가 광고 콘텐츠를 클릭해 10만원어치를 구매하면 6000~7000원을 지급한다"며 "최근에는 프로모션 수수료가 10~20% 이상 치솟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의 디지털 광고 수수료는 2~3%에 불과하다.  

가구·가전·식품 빠른 배송·무료반품.."초저가 물량 퍼부어"  

알리와 테무는 쿠팡의 배송·반품·상품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한달 넘은 배송기간이 지난해 봄부터 5일 배송으로 줄었지만, 올해엔 1-3일로 단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연내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중국 물류센터에서 국내 제품을 통관하고, 한국 물류센터 입고를 거쳐 소비자에게 배송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물류센터를 두면 소비자 주문에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최근 알리는 대형 가구와 가전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대형 상품 특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무료 배송비로 60kg미만의 대형 가구와 가전 제품을 주문하면 중국 산둥성에서 한국에 직배송하는 형태다. 가전과 가구를 빠르게 쿠팡 '로켓설치'하는 쿠팡과 비교하면 배송 속도(5일)가 느리다. 

알리익스프레스 'K-Venue(케이베뉴)' 판매자 입점 신청 화면. ⓒ 알리익스프레스


그러나 올해 물류센터 건립을 예고하는 만큼 배송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동원F&B,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 국내 식품사와 생활용품업체들이 'K-베뉴'에 속속 입점하면서 식품과 생활용품에도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는 당분간 입점과 판매수수료를 면제하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으로 소비자 저변을 넓힌다는 것은 중국 직구업체들이 그동안의 소비계층인 20~40대 남성뿐 아니라 여성층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업계에서는 쿠팡이 중국 직구 업체들과 비교해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전국 단위의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물론, 품질이 검증된 브랜드 상품을 파는 쿠팡과 달리 알리와 테무 등은 판매 제품에 대한 품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쿠팡플레이 무료시청이나 쿠팡이츠 등 다각적인 서비스 혜택의 '와우 멤버십'처럼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락인'(lock-in)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중국 직구업체에게는 없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물류센터를 확보해도,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건립한 쿠팡과 비교하면 빠른 배송 가능 지역이 일부 지역에 한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가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지만, 쿠팡이 지난 10년간 쌓아올린 로켓배송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천문학적인 광고비로 미국시장에서 아마존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만큼 이들의 국내 잠식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알리와 테무 같은 중국 직구 업체는 국내 판매업자들이 부담하는 관세를 내지 않고, KC인증 취득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종 유사상품과 '짝퉁'을 포함해 무차별적인 초저가 물량공세가 늘어날 수 있다. 

국내 판매자들은 중국에서 같은 물건을 떼어올 때 150달러 미만 제품은 관세를 내고, 화장품이나 유야용품 등은 품질을 보증한 KC인증을 받는 비용을 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토종 이커머스 매출이 잠식당하고, 소매 유통 질서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온라인 유통의 주도권을 내주면 제조와 물류, 서비스까지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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