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달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주총에서는 '경영권 재편'과 임기 만료되는 대표이사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먼저 한미약품그룹은 내달 주총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이루질 전망이다.
한미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지난달 12일 소재·에너지 기업 OCI그룹과 현물출자·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소속되지 않아 통합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장·차남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해당 계약에 반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왔다.
지난 13일에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한미약품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위해 내달 주총에서 두 형제를 포함해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OCI(010060)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오너가 내부의 표대결을 넘어서야 한다.
표 대결의 최대 변수는 주요주주들의 향방이 꼽힌다.
한미사이언스 측 우호지분은 현재 송영숙 회장(12.56%), 임주현 사장(7.29%), 친인척(4.48%), 가현문화재단(4.9%), 임성기재단(3.0%) 등 32.23%으로 파악된다. 다만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0%)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임 형제 측 우호지분은 임종윤·임종훈 사장과 그들의 아내와 자식 등 가족(24.64%), 디엑스앤브이엑스(0.41%)를 더해 25.05%로 집계된다.
양측 모두 표 대결에서 이기려면 그룹 핵심 인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현재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7.3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21.0%의 소액주주들이 3월 말 주총에서 직접 행동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내달 말경 열리는 정기주총을 통해 제과기업 오리온(271560)의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며, 새 이사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달 양사가 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각을 체결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오리온은 레고켐의 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고, 구주는 레고켐 창업주 김용주 대표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할 예정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3월 말 오리온이 레고켐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유한양행(000100)은 다음달 15일 정기주총일을 확정하고 신규사업 추가, 조직 변경, 이사 선임 안건을 통보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업계 1위를 수성한 유한양행은 올해부터 폐암치료제 렉라자의 해외시장 확대 등 글로벌 경영을 책임질 회장, 부회장 직위를 신설한다. 신규사업으로 '의학 및 의학연구 개발업'을 추가하고, 이사회가 인정하는 위원회 신설 근거도 마련하는 등 올해 매출 2조 달성을 위해 조직 체계를 정비한다. 조욱제 대표 등 사내·외 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 여부도 물을 예정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연임이 유력하다. 조욱제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 연임되면 3년이 임기를 한 번 더 수행할 전망이다.
녹십자(006280)는 허은철 대표이사가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고 허영섭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대표는 연임이 유력하다. 녹십자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허은철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에선 전승호·이창재 대표이사의 임기가 나란히 만료된다. 두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전승호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 선임된 이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6년 간 대웅제약을 이끌었다. 이창재 대표는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1년 3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그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승호·이창재 각자대표 체제에서 대웅제약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또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 자체개발 신약 2종이 배출됐다.
종근당(185750)은 김영주 대표, 종근당홀딩스는 김태영 대표의 임기 만료에 따른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을 놓고 최종 조율중 이다.
보령(003850)은 최근 박윤식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하면서 새로운 사외이사 물색에 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JW중외제약은 이경하 JW홀딩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박찬희 C&C연구소 대표의 신규 선임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는 재무제표,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정재훈 및 고승현, 사외이사 정영진 선임, 감사위원회 내 정영진 후보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동제약(249420)에선 윤웅섭 대표이사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는 연임이 유력하다. 윤웅섭 대표는 지난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10년 간 회사를 이끌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12월 서진석 셀트리온(068270) 의장을 통합 셀트리온 각자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합병을 추진 중인 셀트리온제약(068760) 등기임원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서진석 의장을 등기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서 의장은 2014년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에 입사했으며,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2021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등기임원에 선임되며 경영무대에 본격적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합병이 완료된 후에는 통합 셀트리온의 3인 각자대표 중 한 명으로 선임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다수의 제약사 임원의 임기가 만료돼 이사 선임 안건이 주를 이룰 것"이라면서 "특히 한미약품그룹의 표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