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들의 초저가 공세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한국을 포함한 제3국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던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알리익스프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자회사인 테무도 증가 폭 2위에 올랐다. 지난달 기준 양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명이 넘는다.
이들 기업들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할인과 무료배송에 쏟아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는 2023년 전년 대비 1000% 늘어난 17억달러(약 2조2698억원)에17억달러(약 2조2698억원)에 이르는 온라인 광고비를 썼다. 또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작년 한 해 알리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의 광고비가 91억위안(1조6816억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에서 중국을 통한 해외직구액은 3조2873억원을 기록, 전체의 절반(48.7%)를 차지하며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테무는 지난해 신규 가입자를 추천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5만포인트에서 수십만 포인트까지 지급하며 국내 가입자를 확보했다. © 연합뉴스
테무는 초저가인 알리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한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를 추천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5만포인트에서 수십만 포인트까지 지급하며 국내 가입자를 확보했다. 여기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모기업 핀둬둬홀딩스의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 집행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의류 플랫폼 쉬인도 초저가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물류비, 대량생산, 대량주문·운송 등 낮은 원가를 바탕으로 상상을 초월한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 특히 중국 직구 상품들은 KC인증 등 국내 안전 인증도 받지 않아 비용을 한 번 더 절감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따라갈 수 없는 이유다.
알리·테무·쉬인의 공세에 이어 알리바바그룹의 도매업체인 1688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1688닷컴은 제조사와 도매업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쿠팡과 G마켓·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판매자 대부분이 중국 배송 대행업체를 통해 1688닷컴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만약 서비스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까지 확장한다면 국내 다수 전자상거래 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같은 로고가 박힌 슬리퍼의 경우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500원에 살 수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에서는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한다. 또, 구매대행 사업자가 올린 액세서리 진열대의 경우 국내에서는 6900에 판매 중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328원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따라갈 수 없다"며 "특히 중국에서 물건을 떼와 팔던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에 휩싸인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최소한 국내 판매자들이 받고 있는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져야 한다며 정부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판매자들은 해외에서 대량으로 상품을 떼올 때 붙는 관세, 부가세, KC 인증 비용 등을 내야 하고,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국내 이용자가 중국 플랫폼을 통해 150달러 미만으로 '직구'를 한다면, 관세가 부가되지 않아 중국 플랫폼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중국 플랫폼의 기세가 강해지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쿠팡과 11번가, G마켓, SSG닷컴 등의 관계자를 불러 국내 온라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한느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세와 부과세부터 상품 KC인증까지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가 동등한 규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려해야 한다"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 역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