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업계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실무에 AI를 접목하는 사례가 쉽게 포착된다. 고객응대부터 보험 가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계약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일까지 AI가 도맡고 있다.
22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AI와 빅데이터 기술은 △고객 상담업무 △보험 가입심사 △사고접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사 주요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사는 업무효율성 제고 및 서비스 고도화를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 산업은 생성형 AI를 업무에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로 여겨진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업무 활용도는 금융・보험업 10.1%로 타 산업 대비(과학·기술 서비스 9.6%, 정보산업 8.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들이 실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지난 2022년 기준 4000억원 규모인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32년 약 7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사가 AI 접목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고객 상담업무는 이미 여러 보험사가 AI 콜센터를 도입해 운영 중에 있다. 콜센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별 맞춤 상담을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다. 대다수 보험사가 AI가 접목된 음성인식·합성 기술을 토대로 △24시간 상담 △AI 채팅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해상이 상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SK텔레콤이 보유한 AI 언어 모델 '에이닷 엑스'를 보험 업무에 적용하기로 했다. AI 콜센터를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4개 국어(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를 AI가 실시간 통역해 주는 에이닷의 통역 전화(통역콜) 기능을 활용해 고객 저변을 외국인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설계사도 나왔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온라인보험 1호 AI 설계사 '코대리'를 도입했다. '코대리'는 보험업계 최초로 인격을 챗봇 서비스에 부여한 캐릭터다. 대리 직급을 달고 있는 30세의 젊은 MZ직원으로 농협생명 온라인보험 상품홍보 및 보험상담 업무를 맡고 있다는 콘셉트다.
보험금 지급도 AI를 활용하기로 했다. 신한라이프는 AI 기반 보험금 신속 지급 서비스 'S-패스'를 론칭했다. 시스템을 통해 보험 계약자는 앱과 홈페이지에서 진료 정보를 입력하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보험계약 인수심사(언더라이팅)에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가장 선도적으로 나선 곳은 DB손해보험이다. DB손해보험은 AI를 언더라이팅에 접목하는 실험에 나섰다. 빅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설계와 사전 인수심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AI 비서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는 등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성과도 도출됐다. 지난해 6월 AI 비서를 실무에 도입한 DB손보는 매월 6000명의 설계사가 AI 비서를 활용해 10만명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3억원 계약을 체결하는 활용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장기보험 설계 및 인수심사 업무와 관련해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설계와 사전 인수심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진 국내 보험사들의 AI 기술 활용이 초기단계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여전히 사내업무, 고객상담서비스 등에 활용이 국한돼 있어서다.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 역시 초기단계인 만큼 추가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글로벌 보험사들은 생성형 AI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추세다. 가령 미국 레모네이드(Lemonade)는 보험금 청구 처리가 2초 만에 가능하도록 업무절차 혁신에 나섰다. 또 일본 SBI소액단기보험사는 가입자의 보험금 청구 요청 건에 대해 실제로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