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도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은행 본점 앞에서 중도금 대출 금리 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인근 아파트와 금리 차이가 심하다는 게 이들 주장인데, 금융권은 은행이 아닌 시행사·시공사와 따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평택고덕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이하 고덕대광) 입주 예정자들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사옥 앞에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들이 은행에 요구한 금리 인하 수준은 1~1.5%p다.

평택고덕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 입주 예정자들이 지난 8일 KB국민은행 신사옥 앞에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 프라임경제
신경수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입예협) 회장은 "평택시 주변 아파트들 중도금 대출의 가산금리는 평균이 0.9%"라며 "하지만 저희에게 책정된 가산금리는 2.55%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근에 있는 평택브레인시티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 입주자들은 국민은행에서 4%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왜 저희는 7%에 육박하는 이자를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평택고덕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 중도금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4.34%에 가산금리 2.55%p가 더해져 연 6.89%다. 인근에 위치한 두 단지의 금리 차이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임예협 측 주장이다.
임예협에 따르면 인근 평택대광로제비앙브레인시티는 지난해 1월 기준 KB국민은행으로부터 기준금리 3.97%에 가산금리 0.70%p를 더해 연 4.67% 금리를 책정 받았다. 두 아파트 간 금리차이는 2.22%p다.
신 회장은 "같은 시공사와 은행인데 어떻게 두 단지가 이 정도로 다른지 의아하다"며 "그래서 국민은행 측에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국민은행에 집회 등 대응을 예고했었다"며 "하지만 어차피 집회가 많으니 해도 괜찮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분노를 토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측에 공식답변을 요청했지만, 응답은 없었다.
◆금융권 "중도금 대출 금리, 시공사·시행사와 따져야 할 문제"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주 예정자들이 따져야 할 대상을 잘못 선택했다고 입을 모은다. 시행사·시공사가 중도금 대출 은행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통상 중도금 대출은 집단대출이기 때문에 은행이 △사업장 입지 조건 △시공사 신용도 △분양 전망 등 사업성을 평가해 가산금리를 결정한다. 시공사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은행과 계약해 입주 예정자들이 대출받을 수 있게 한다. 계약 주체가 시공사·시행사인 이유는 이들이 연대보증을 서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은 시공사 또는 시행사에서 은행을 선정한다"며 "경쟁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취급 은행들은 타행 금리나 유사 사업장 금리를 감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여러 은행이 금리를 책정해 제시했고, 시공사가 KB국민은행을 택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입주 예정자들이 은행에 따지는 게 의아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주 예정자들이 시공사·건설사에 잘못을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연합뉴스
이는 임예협이 입장문에서 공개한 KB국민은행 측 답변에서도 포함된 내용이다. 임예협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본 중도금 대출은 아파트 사업주체인 건설사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조건에 대해 제안받고, 최종적으로 당행이 취급은행으로 선정됐다"며 "KB국민은행은 건설사에 제안했던 대출금리 조건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임예협은 "우리는 아파트를 선택한 것이지 중도금대출 은행까지 선택한 게 아니다"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