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카드사는 고금리 직격탄을 맞았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실적은 떨어졌고, 건전성은 악화됐다. 본업인 지급결제 부문은 0%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율로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심화하는 양상이다. 올해 현대카드가 들여온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간편결제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카드사와 핀테크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치솟는 조달비용·연체율
올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는 국내 카드사 영업환경 악화로 귀결됐다. 고금리 여파로 카드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났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고금리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커졌다.
올해 3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이자비용은 2조9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했다. 특히 여신전문채권 금리(AA+, 3년물)가 치솟으면서 이자비용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초 3.8% 수준이던 여전채 금리는 10월말 4.9%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카드사 조달금리는 3.054%로 전년 동기 대비 0.744%p 상승했다.

올해 고금리로 인해 국내 카드사 여전채 조달비용이 늘어났다. ⓒ 연합뉴스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2조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이중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1981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 폭은 18%로 커진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는 국민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상환여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의 상환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이에 빚을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들이 늘었다. 이는 곧 카드사 연체율 상승으로 직결됐다. 3분기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62%p 악화됐다.
실질연체율이 2%를 초과하는 카드사도 발생했다. 실질 연체율은 대환대출 채권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하는데, 2%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카드 2.25% △우리카드 2.10% △KB국민카드 2.02%를 기록했다.
카드사 업황 악화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해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시대 도래한 간편결제 시장
간편결제 시장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모바일기기 결제 비중이 전체 결제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관련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현대카드는 올해 초 애플페이를 국내 단독 도입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시장에 없던 애플페이를 들여오면서 도입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 첫 달 20만3000명이라는 신규고객 유입효과를 누렸다.
애플페이 도입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11월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업계 2위를 달성했다.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10조990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0조5043억원이다. 약 4000억원 차이로 삼성카드를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양사의 신용판매액 차이가 근소한 만큼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순위권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와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 애플리케이션에 여러 카드사 카드를 등록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신한·KB국민·하나카드가 내놓은데 이어 롯데·BC·NH농협카드도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 이용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