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리츠 2개사를 제외하고 총 8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리츠 3개사를 제외한 총 73개사 대비 11곳이 증가한 수치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연말 막바지 미국발 훈풍으로 인해 국내 증시도 반등하고 있지만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녹록치 않았다. 이러한 와중에도 지난해 대비 상장기업 수는 늘어나며 기업공개(IPO) 시장은 괜찮은 성적표를 들었다. 다만 여전히 중소형주에 치우치며 공모 규모로는 아쉬움을 남겼다.
◆ 신규 상장사 늘었다…공모 금액은 '글쎄'
지난 22일 DS단석(017860)이 코스피에 입성한 것을 끝으로 올해 IPO 시장이 대단원을 막을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리츠 2개사를 제외하고 총 84개사(이하 스팩·코넥스·재상장 등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리츠 3개사를 제외한 총 73개사 대비 11곳이 증가한 수치다.
상장사 수는 늘었지만 이른바 대어는 없었다. 올해 총 공모 규모는 3조598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16조1010억원 대비 초라한 수치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공모 규모 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비슷한 수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신규 상장 기업 84개사 중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총 66개사에 달했다. 특히 100억원 미만도 6개사에 달했다.
반면 리츠를 제외한 1000억원 이상급 딜은 두산로보틱스(454910, 4212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 4192억원), 파두(440110, 1189억원), DS단석(1160억 원) 4개사에 불과했다.
올해도 '대어'들의 상장 철회는 이어졌다. 최근 고금리 기조 속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오아시스, 골프존카운티 등이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낮은 기업가치 평가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 중소형주 흥행 '지속'…NH투자證, IPO 주관규모 1위 탈환
주가 변동폭이 크고, 단기 차익실현이 비교적 용이해 투자 부담이 적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상장이 이뤄진 덕분에 수요예측 측면에선 흥행을 기록했다.
올해 최종 공모가 초과 및 상단을 확정한 기업은 전체 기업의 79% 해당하는 총 66개사였다.
수요예측 기관 경쟁률 1000대 1 이상을 달성한 비중은 38%에 해당하는 총 32개사였다. 청약 경쟁률 1000대 1 이상 달성 비중은 42%안 총 35개사로 집계됐다.
수요예측 기관 경쟁률 상위 5개 기업엔 엠아이큐브솔루션(1888.9대 1), 이노시뮬레이션(1869.5대 1), 코츠테크놀로지(1836.6대 1), 와이랩(1821.6대 1), 뷰티스킨(1819.7대 1)이 이름을 올렸다.
일반 청약 경쟁률 상위 5개 기업은 에이엘티(2512.2대 1), 뷰티스킨(2316.1대 1), 이노시뮬레이션(2113.8대 1), 시큐센(1932대 1), 와이랩(1917.2대 1)이 차지했다.
이밖에 리츠를 제외한 기관확약 비중 상위 5개 기업은 필에너지(59%), 알멕(51%), 기가비스(50%), 에이엘티(46%), 마녀공장(39%)이 차지했다.
IPR 컨설팅 전문 기업 IR큐더스 관계자는 "대체로 수요예측 경쟁률 및 기관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일반청약 경쟁률도 높아지며 상관관계를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공모가 하단 및 미달 기업은 총 18개사였다. 이중 면역 항암제, 백신, 의료기기 등 바이오 업종이 8개사로 나타나 여전히 특례상장기업에 대한 'IPO 허들'이 확인됐다.
한편, 증권사 IPO 주관규모 1위는 '전통 명가' NH투자증권(1조3641억원)이 차지했다.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1조2870억원), 3위는 한국투자증권(8598억원)이었다. 지난해 LG솔루션 상장을 주관해 1위를 기록했던 KB증권(7614억원)이 뒤를 이었다.
상장 주선 기업 수는 미래에셋증권이 15개사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2개사, KB·삼성·하나·대신·키움증권은 7개사의 IPO를 주관했다.

올해 최종 공모가 초과 및 상단을 확정한 기업은 전체 기업의 79% 해당하는 총 66개사였다. = 박기훈 기자
◆ '파두 사태' 악재에도 연말 '따따블' 러시
'국내 최초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유니콘'으로 주목받으며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 파두는 지난 8월 코스닥에 입성해 9거래일 만에 시총 2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1200억원대의 예상 매출액 제시했으나 IPO가 진행 중인 올 2분기(4~6월)에 매출이 5900만원, 3분기(7~9월) 매출이 3억 2000만원에 그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었다.
이른바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IPO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 제출 직전 월 실적까지 공개하도록 발행사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12월엔 오히려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에 성공한 업체들이 3곳이나 나오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첫 타자는 이차전지 관련 자동차 장비 전문 제조업체 케이엔에스(432470)였다. 케이엔에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6일 공모가 2만3000원 대비 4배인 9만2000원까지 오르며 '따따블' 첫 주인공의 역사를 썼다.
이후 12일 상장한 차세대 배터리기업 LS머트리얼즈(417200)와 함께 올해 마지막 상장을 장식한 DS단석도 공모가 대비 300% 오르며 '따따블'의 영예을 안았다. 이를 통해 증권가에선 내년 IPO시장에도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 6월26일부터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기준가는 별도의 절차 없이 공모가격 그대로 결정되며, 가격제한폭은 공모가격의 60∼400%로 확대됐다.
◆ 내년 '대어' 주목…중소형주 상장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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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兆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업체들이 IPO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내년 ‘코스피 1호 상장’을 노리는 에이피알을 필두로 엔카닷컴, 플랜텍 등도 코스피 예심청구를 완료했다. 이밖에 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글로벌서비스)도 내년 IPO가 예정돼있다.
이밖에 케이뱅크, LG CNS, SK에코플랜트 등도 내년 증시 입성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보내는 등 주관사 선정작업에 착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소형 공모주' 열풍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B인베스트먼트, 포스뱅크, 현대힘스, 이닉스가 증권신고서 제출 완료로 1월~2월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스튜디오삼익, 우진엔텍, 코셈, 케이웨더, 오상헬스케어, 삼현 등도 상장 예비 심사 통과 후 증권 진고서를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