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플랫폼 업계는 희비가 갈렸다. 네이버(035420)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가속화한 반면 카카오(035720)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시세조종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카카오,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부진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카카오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올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네이버는 올 3분기 매출 2조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15.1% 증가한 수치다.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한 64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포시마크 편입 효과 제외 시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어 국내 커머스 시장의 평균 성장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성장한 434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794억원이다.
카카오는 SM 편입 효과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수익성은 둔화됐다.
카카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미래 먹거리 '생성형 AI' 주목
올해 양사 모두 미래 먹거리로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주목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8월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 네이버 콘퍼런스 단(DAN) 2023'에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8월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그 이후 순차적으로 관련 서비스인 클로바X 등을 내놓았다.
아울러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지난 9월부터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큐:를 내년에 모바일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버티컬 서비스 연동을 통해 사용자 만족도 높이고 환각을 줄여 검색 신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큐:는 이용자 대상 진행 평가에서 신뢰성 부분이 경쟁사 대비 높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큐:를 모바일 환경에도 적용하고 멀티 모달 서비스를 적용하는 등 단계별로 서비스 확장하며 네이버만의 생성형 AI 검색 경험을 향상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카오는 올 하반기에 한국어 특화 인공지능(AI) LLM '코(Ko)GPT 2.0'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공개하지 못했다. 모델 공개가 미뤄지면서 이를 활용한 특화 서비스 출시도 요원한 상황이다.
또한 해외 먹거리 발굴도 희비가 갈렸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지만, 카카오는 핵심 경영진들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카카오, 경영 쇄신 작업 속도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경영진들이 수사를 받으면서 사법리스크 대응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20일 오전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포함해 주요 공동체 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4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었다. ⓒ 카카오
검찰은 카카오가 하이브(352820)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2400억원을 들여 SM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쇄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김범수 창업자와 홍은택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공동체 대표 20여명이 모이는 비상경영회의를 매주 월요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SM 시세조종 혐의 등 사법 리스크가 회사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 경영쇄신방안에 대해 공유하고 토론했다.
외부 전문위원들로 구성한 준법 및 윤리경영 외부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지난 11일 공식 출범했으며, 18일 첫 회의를 진행하며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에서 크루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열고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강력한 경영쇄신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경영쇄신의 첫 신호탄으로 카카오는 지난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정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