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번 연속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기자설명회에서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장민태 기자
3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한국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내년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예정일인 1월11일까지 동결된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번이 연속 7번째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설명회를 열어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개별 금통위원들께서 향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설명을 해드려야 될 것 같다"며 "우선 금통위원 6명 모두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은 이번 결정에만 모두 동의해 만장일치를 이뤘을 뿐 향후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해서는 의견들이 엇갈렸다.
이 총재는 "앞으로 금리를 연 3.75%까지 추가로 올리는 것에 대해 2명이 성장과 금융 안정을 함께 고려할 때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반해 4명은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향후 국제유가 움직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한 금통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하기 전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셈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까지 도달하는 기간이 한참 멀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내년 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2.4%, 2.1%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행은 기존 전망치를 각각 2.6%, 2.3%로 수정했다.

발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장민태 기자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 2%대 초반 수렴을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보다 근원 물가 상승률이 1% 정도 높기 때문에, 저희가 미국보다는 2%대로 더 빨리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저희는 물가 상승률이 8~9월에 올라가다가 다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농산물하고 유가 때문에 일시적으로 확 튀어 올랐다"며 "이 부분이 일시적인 거니까 시간을 가지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첨언했다.
아울러 이날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와 관련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인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문제는 절대 액수가 아닌 GDP 대비 비율로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절대 액수를 가지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저는 가계부채 절대 액수가 늘어나지 않게 하는 정책을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오히려 금융불안을 일으켜 부채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줄여가고, GDP 대비로 줄여가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 끝날 때 가계부채 GDP 대비 비율이 어느 정도 내려가는지 그것을 보고 경제팀을 판단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