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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뒤덮은 '젠더 갈등' 또 다른 피해 우려

"개인 정치적, 사상적 의견을 게임 리소스에 담아내서는 안돼"

김소미 기자 | som22@newsprime.co.kr | 2023.11.29 16:18:58
[프라임경제] 게임업계에 페미니즘을 둘러싼 '사상검증'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성별 갈등 구도가 제작진 사퇴와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정도로 상황이 가볍지 않다. 특히 게임 개발에 매진한 직원들은 애석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게임업계 사상검증 논란은 2016년 7월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사건이 발단으로 꼽힌다. 클로저스 캐릭터 '티나' 역을 맡았던 김자연 성우는 자신의 트위터에 급진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후원하는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개재했다. 이후 클로저스 홈페이지에는 게임 결제 환불 인증과 함께 성우 교체를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졌다. 결국 넥슨은 해당 성우를 교체했다.

당시 나이스게임TV 김경우 캐스터는 성우 교체 사건을 두고 게임업계 여성 종사자에 대한 억압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 역시 유저들의 거센 비판에 휩싸이며 모든 방송에서 하차, 회사까지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4년간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 △XD글로벌 '소녀전선' △스마일게이트 '소울워커' 등 20여차례에 걸쳐 많은 게임이 넥슨 클로저스와 비슷한 사상검증을 요구받았다. 이때마다 게임사들은 페미니즘 사상을 게임 안팎에서 드러낸 제작진을 교체하거나 논란이 된 작업물을 전면 수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수습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프로젝트 문이 개발한 '림버스 컴퍼니'에서 캐릭터 수영복 일러스트에 불만이 제기됐다. 남성 캐릭터는 노출이 과한 수영복을, 여성 캐릭터는 잠수복을 입혀서다. 또 해당 일러스트레이터 SNS에 남성 혐오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해고된 바 있다.

넥슨이 중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외주 제작을 맡긴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문제의 장면 이미지. ⓒ 넥슨


최근 넥슨이 다시 불을 지폈다. 지난 26일 국내 한 중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 특정 '손 모양'이 남성 혐오 표현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성별 갈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해당 '손 모양'은 급진적 페미니스트 집단 사이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다. 이 과정에서 책임급 인사들은 주말 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사과하고, 해당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이외에도 같은 제작사에 영상 외주를 맡긴 다른 게임들사도 공지를 내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개발을 이끌고 있는 금강선 디렉터도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요소를 모두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강선 디렉터는 "특정 혐오 문화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은근슬쩍 게임에 녹아들어 이용자에게 불쾌감을 줘선 안된다"라며 "로스트아크는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논란이 될 작은 가능성이 있는 표현 요소에서도 조금이라도 관련성이 있을 수 있는 대상 이미지, 모션 등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2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이준희 PD도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개인의 정치적 사상적 의견을 게임 리소스에 담아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 캡처 화면. ⓒ 로스트아크 홈페이지


이 PD는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외주 제작사에 대응하겠으며 관리 측면에서 충분한 검증이 부족해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남성 혐오 논란이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억지 남혐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며 "넥슨은 부당한 남혐 몰이에 사과하는 대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조장을 단호히 제지했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는 페미니즘의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넥슨의 사과문 그 어디에도 해당 홍보물이 우리 사회의 어떤 공적 가치를 훼손했기에 이런 부당한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전혀 적혀있지 않다. 오로지 '용사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만이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게임사들은 이러한 사상검증 상황에 놓일 때마다 게임 하나가 '특정 사상'으로 낙인찍히며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를 두고,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직원들이 다 함께 프로젝트를 생산하고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는 공동 결과물이다. 개인의 사상은 자유지만 프로젝트에 담아,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성 혐오' 논란이 산업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포스코 공식 유튜브 채널 포스코TV는 3개월 전에 올린 영상에 논란의 '손 모양'이 확인됐다. 이에 포스코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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