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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은행권 수험생 이벤트…"대학교서 미래고객 확보 경쟁"

카카오뱅크, 20대 '1년 내 이용한 은행' 선두·시중은행 "수험생 이벤트 효과 저조해"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11.26 17:42:41

올해 수험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한 은행은 IBK기업은행과 DGB대구은행뿐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은행권에 수험생 관련 이벤트는 예년과 달리 찾아볼 수 없다. 은행들은 수험생 이벤트에 차갑게 돌아선 이유로 저조한 마케팅 효과를 꼽는다. 이제 이들은 미래고객인 20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학교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 대상 이벤트는 IBK기업은행과 DGB대구은행 단 2곳에서만 진행했다. 국내 4대(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이 마련한 수험생 이벤트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4대 시중은행이 수험생 이벤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4대 은행은 지난 2021년만 해도 빠짐없이 수험생 이벤트를 전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만이 이벤트를 진행한 이후, 올해부터는 단 한 곳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이벤트 기획은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 하는데, 수험생 대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간 수험생 대상 이벤트는 마케팅 효과가 저조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은행이 수험생 이벤트로 할 수 있는 건 금융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게 전부"라며 "이벤트로 발길을 붙잡아도 수험생은 성인이 되면 어차피 다른 은행으로 떠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험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 및 대학입학을 하게 된다. 취업자는 회사에서 지정한 급여 통장을, 대학 입학생은 학생증 카드 등으로 대학과 연계된 통장을 이용하게 된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더 이상 수험생 이벤트는 향후 성인이 될 금융소비자를 붙잡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이러한 주장은 최근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명백해진다.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운영사인 비누랩스가 상반기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대(1000명) 주거래 은행 1·2위는 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다. 3위는 토스뱅크가 차지했다.

주거래에서 국민은행이 선방했지만, 질문을 '1년 내 이용한 은행'으로 좁히면 1·2위에 시중은행은 단 한 곳도 남지 않게 된다. 20대 응답자 중 42.9%가 카카오뱅크를 1년 내 이용했다고 꼽았다. 뒤를 이어 2위는 30.7%를 기록한 토스뱅크가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24.1%로 농협은행과 동일했다. 지난해까지 수험생 이벤트에 나섰던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7.5%, 6.5%에 불과했다. 수험생 이벤트는 미래 고객 확보에 적합하지 않다던 은행 주장이 실제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대학교와 협약해 20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경쟁 중이다. 통상 협약은 통장과 연계된 학생증 및 금융 서비스 제공이 주요 목적이다. 

이들 경쟁 덕분에 대학교 학생증은 단순한 소속을 나타내기 위한 용도에서 벗어나 학사 일정·커뮤니티 제공 등을 제공하기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성신여대와 협약해 메타버스 기반 모바일 학생증 '리브 캠퍼스'를 선보였다. 이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이어 서울대학교와 협약이 체결돼 교내 영업점·ATM 등을 입점시켰다.

이에 질세라 신한은행은 기존 대학생 전용 모바일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융합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커뮤니티 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은행 측 예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니즈에 따라 수험생 이벤트를 줄이고 대학교에 좀 더 집중하게 된 것“이라며 "취업자가 급여통장을 쓸 수밖에 없듯, 대학교 학생증 등으로 20대와 접점을 넓히는 게 미래 고객 확보에 더 확실한 방법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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