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 업황이 얼어붙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이 지속 상승세를 그리는 것과 아울러 연체율까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돌려받지 못하는 금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져 카드사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이같은 누적 당기순이익은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분이 반영된 금액이다.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 감소 폭은 20.1%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실질연체율이 2%를 초과하는 카드사도 3곳 발생했다. 실질 연체율은 대환대출 채권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하는데, 2%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카드 2.25% △우리카드 2.10% △KB국민카드 2.02%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카드사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빚을 돌려막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1년 새 50% 가까이 확대됐다. 여신금융협회에 게시된 카드 8곳의 10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583억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대환대출 잔액은 1년 만에 50%가량 급증했다.
이같은 현상은 고금리 현상 장기화로 인해 돈을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카드사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이들의 대다수는 상대적으로 상환여력이 취약한 중저신용자다. 향후 금융시장 불안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돈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자 카드사 대손충당금도 증가했다.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들은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하기 때문이다.
3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공개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1조8148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396억원) 대비 74.6% 급증한 수치다. 이중 업계 1위 신한카드의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662억원으로 전 분기(1823억원) 대비 46% 급증했다.
카드사 업황 악화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해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과 달리 카드사 대출은 저신용차주들이 많이 이용해 대출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측면이 있다"며 "연체율 상승은 부실로 갈 확률이 높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상생금융 입김마저 강해지고 있어 카드업계가 진땀을 흘린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업은 특성상 중저신용자 등 생활여건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며 "이에 따른 상생금융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정부가 꾸준히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용자 여론을 무시하기 어려워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라며 "특히 지주계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부담을 크게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