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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불똥 정유업계 "어려울 땐 모른체하더니..."

실적 개선에 다시 고개…"총선 겨냥 포퓰리즘적 행동"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11.22 11:48:56
[프라임경제] "정유사들이 적자를 이어갈 때는 모르는 체하더니, 실적이 반등하니 횡재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모습이다. 이는 포퓰리즘적인 행동이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 횡재세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자, 정유업계 관계자가 어렵사리 꺼낸 하소연이다. 야당이 추진 중인 횡재세 법안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횡재세 도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이재명 대표는 "유가 상승,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대표는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3%나 상승했다며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이처럼 정치권에서 정유사를 겨냥한 이유는 정유업계 실적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는 2분기 총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횡재세는 일종의 초과이익환수제 개념이다. 전반적인 산업 둔화에도 일시적인 호재로 고수익을 올린 기업에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다. 최근에는 은행권까지 횡재세 도입 논란이 번지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유업계는 실적이 개선될 때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횡재세 논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과 해외 석유사업자를 동일하게 보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입을 모은다.

횡재세를 도입한 유럽 등 국가의 석유기업의 경우는 원유 시추부터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막대한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온 뒤 정제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환율 등 요인에 따라 부담의 폭이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과 한국은 산업구조 등이 다르다"면서 "똑같은 기준과 잣대로 우리도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고 내지르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올해는 지난해 같은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횡재세가 이슈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정유사들이 어려울 때는 외면하다가, 이제 와서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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