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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식품업계 "가이드라인 준수"

추경호 "정직한 판매 행위 아냐"...주요 생필품 가격 실태조사 추진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11.21 09:37:57
[프라임경제] "소비자가 식품을 사 먹을 때 일일이 깨알같이 확인하지는 않는다. "100g 들어가던 것이 90g 들어간다고 공지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슬그머니 (중량) 표기만 바꾸는 것은 꼼수다."

정부가 제품 가격은 유지하면서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두고 실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식품업계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몇 해 전 과자의 양을 줄이고 대신 질소를 더 채우는 '질소과자'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식품 업체들에서는 기존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풀무원 '탱글뽀득 핫도그'는 500g에서 400g으로 5개 들이에서 4개 들이로 바뀌었다. © 연합뉴스


CJ제일제당은 냉동 간편식품 '숯불향 바베큐바' 중량을 280g에서 230g으로 줄여 편의점에 공급하고 있다. 가격은 봉지당 5600원으로 같지만 g당 가격은 20원에서 24.3원으로 21% 올랐다.

동원F&B는 올 해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줄였고 참치 통조림 용량도 100g에서 90g으로 낮췄다. 풀무원의 '탱글뽀득 핫도그'는 500g에서 400g으로 5개 들이에서 4개 들이로 바뀌었다.

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작년 9월 유제품 비요뜨 중량을 143g에서 138g으로, 오리온은 지난해 9월 초코바 핫브레이크 중량을 50g에서 45g으로 줄였다.

제품의 무게는 그대로지만 주 재료의 함유량을 줄인 사례도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오렌지 주스는 7월부터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100%에서 80%로 줄여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1'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꼼수인상은 해외에서도 논란이다.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퀘이커는 그라놀라 초바의 코코아버터 코팅을 값싼 팜유로 대체했다.

기업들의 이런 모습을 두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불만이 이어졌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양을 줄여 팔 경우 판매사의 자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함께 제품 내용물이 바뀌었을 때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가격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소비자 알권리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 연합뉴스


정부가 식품업계의 오랜 꼼수까지 막아가며 물가를 잡으려 하는 건 현재의 고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6%로 상향했다. 불과 한 달 만에 0.2%포인트 올려 잡은 것인데, 고유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적극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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