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3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손해보험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다. 특히 3분기 회계처리 방식으로 소급 적용을 택한 상위 손해보험사 실적을 전진 적용하자, 이들의 순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상위 손보사 5곳(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누적 순이익(전진법 적용)은 5조2155억원이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 1조6433억원 △메리츠화재 1조3353억원 △DB손해보험 9820억원 △KB손해보험 6803억원 △현대해상 5746억원이다.
손보사 '빅5' 중 3분기 소급법을 택한 보험사는 DB손보와 현대해상이다. 양사의 순이익은 전진법 적용 시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 빅5 중 소급법을 채택한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전진 적용 순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 각사
DB손보와 현대해상이 소급 적용해 발표한 3분기 순이익은 각각 1조2624억원, 7863억원이다. 전진 적용 시 DB손보 순이익은 9820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한다. 같은 기준 현대해상은 5746억원으로 떨어진다. KB손보(6803억원)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진법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고 향후 공시할 재무제표에만 반영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회계처리 원칙이다. 반면, 소급법은 회계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까지 전체적으로 반영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앞서 금감원이 전진법을 회계처리 원칙으로 삼겠다고 발표하자,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다수 손보사들이 반발했다. 자사 실적에 전진법을 적용하면 올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해서다. 이에 금감원은 전진법을 원칙으로 하되, 올해까지 일시적으로 소급법 적용도 조건부로 허용했다.

상위 손해보험 5개사 3분기 순이익. ⓒ 프라임경제
전진법 기준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크게 하락한 주된 요인은 보험계약마진(CSM) 잔액 감소로 풀이된다. 소급 적용한 DB손보의 CSM 잔액은 12조5832억원으로, 이를 전진 적용할 시 12조3194억원으로 감소한다.
아울러 현대해상의 소급 적용 CSM 잔액은 8조9036억원이다. 전진 적용 시 CSM 잔액은 8조3918억원이다. 5117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CSM 잔액 감소분이 당기순익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는 의미는 기초과정 자체를 변경시키는 것인 만큼 전진법을 적용하게 되면 CSM에서 바로 차감하게 된다"며 "CSM 잔액이 넘치거나 부족한 부분이 발생하면 곧바로 단기순익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급 적용한 보험사가 전진 적용을 하게 되면 단기 손익 감소와 함께 자본이 변화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소급 적용 시 자본이 감소하는 현상도 유의 깊게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전체 CSM 잔액 중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인해 움직이는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보험사 순익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전진법이 손보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