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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인기 떨어진 저축성보험, 이유는?

실적개선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 집중…고물가·고금리로 장기납 부담↑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11.09 16:59:02
[프라임경제] 10년 전 인기를 끌었던 저축성보험을 향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와 올해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실적 개선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 집중 현상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2023년 2분기 저축성보험 신계약 누적 건수는 19만2053건이다. 2012년 12월말 신계약 누적 건수가 264만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급감한 수치다. 

초회보험료도 크게 줄었다. 2021년 12월말 기준 초회보험료는 5조8976억원에서 2022년 12월말 2조3973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보험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성보험 수요가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 연합뉴스


업계는 저축성보험 수요 감소에 대해 △저출산 △고령화 △국내 보험시장 포화 등으로 보험 가입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 고물가·고금리로 가계 부담이 늘어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올해 IFRS17이 도입되자 보험사가 저축성보험 판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부채와 자산을 시가 평가하는 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은 곧바로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판매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CSM은 미래예상가능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한 것으로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다. 

보장성보험은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독감보험·단기납 종신보험 등 과도하게 높은 보장금액, 환급률을 제시하면서 역마진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를 우려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 당시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 얘기가 나오면서 보험사들이 절판마케팅을 진행했다"며 "당시 은행 수신금리가 3%대였는데, 저축성보험은 5%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축성보험이 '방카슈랑스(은행+보험)'를 중심으로 판매되다 보니 은행을 방문하는 인원들이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현재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물가 등 여러 이유로 가입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대별 보험가입 인식도 저축성보험 가입 수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향후 주력가입 세대로 올라설 30대들이 미래위험 대비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소비성향을 나타내서다. 보험료 납입기간이 짧은 상품 중심의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로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저축성보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지만,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게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사가 수익성 제고에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보장성보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금리가 동결·인하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저축성보험 판매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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