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가 2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중인 모습.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리사이클 기술 고도화와 친환경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통합 생태계 내 허브 역할을 하며 전세계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술력과 함께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소개했다.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하이니켈 전구체 '선두주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대량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전 단계의 연료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만큼 배터리 원가의 약 20~30%를 차지한다.
특히 열 안정성, 수명, 에너지 밀도가 중요한 전기차(EV)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 성장에 따라 전구체 수요 또한 가파른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등에 따라 전구체 수요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며, 특히 고가의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는 2006년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A 전구체를 개발했다. 전동공구 등 Non-IT 기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원통형 배터리 등에 탑재되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오랜 캐시카우로 자리하고 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811 전구체는 주로 플래그십 EV용 배터리에 탑재되고 있다. 하이니켈 전구체 성장에 따라 회사의 안정적인 매출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2016년 개발한 세계 최초의 NCM9½½ 전구체는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하이엔드 EV에 탑재되며 하이니켈 전구체 스펙 고도화에 따른 매출이 늘어나는 중이다.
◆ 생산수율 100%…"중국 제외 시 전세계 1위 생산능력"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황산화공정(RMP), 전구체생산공정(CPM) 등 고도화된 공정을 도입해 원가를 대폭 절감했다. RMP는 동종업체들과 차별화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만의 공정이다. 부산물이나 부적합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 원료 활용 능력을 극대화했다.
김병훈 대표는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원가 경쟁력을 통해 또한 전구체나 기타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이나 스크랩을 재사용할 수 있어 생산수율이 실제적으로 100%에 가깝다"며 "지난 수년간 지속적인 공정개선으로 신규라인 설치 없이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일 9.1톤까지 가능하다. 이는 선도적인 중국계 전구체 기업의 일 4톤 대비 2배를 뛰어넘는 양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18년 전구체 1공장을 시작으로 2021년 원료 1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엔 전구체 2공장을, 올해엔 원료 2공장을 준공했다. 영일만 산업단지 내 약 12만㎡ 부지에 전구체와 원료 3·4 공장을 건설 예정에 있으며 3공장은 2025년 1월, 2025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생산능력 증설을 통해 현재 연간 5만톤 수준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7년 연간 21만톤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7년 기준 글로벌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점유율은 중국 4대 기업을 잇는 5위에, 중국계 업체들을 제외하면 세계 1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과거 EV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의 경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지난해 일단락되고 미국과 유럽의 지원 정책이 본격화되며 이들의 성장세가 타 지역을 압도할 것"이라며 "향후 전구체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할 하이니켈 분야에서 독보적 포지션을 지닌 당사에게 큰 기회"라고 말했다.
실적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8년 569억원에서 지난해 6652억원으로 연 평균 84.9% 성장했다. 전구체 생산능력은 같은 기간 7200톤에서 2만8333톤으로 약 4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241억원으로 지난해 반기 대비 약 2배 뛰었다.
◆ 외부 매출 비중 50%까지 확대…"주요 글로벌 기업들과 논의중"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회사 매출 비중의 90% 이상이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서 나온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외부 고객사 비중을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향후 5년간 2개 이상 회사와의 외부 판매를 진행하고, 외부 매출 비율을 2025년 30% 이상, 2027년 50% 이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선도적 배터리 업체인 A사와 양극재 업체인 B사, 미국의 전기차 글로벌 OEM 업체인 S사, 일본의 종합상사회사 등 네 군데와 진척된 수준으로 판매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일부업체와는 계약서 문항을 수정할 정도의 수준까지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총 1447만6000주를 공모한다. 전량 신주 모집이다. 공모 희망 가격은 3만6200~4만6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00억~3조2700억원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5240억~6659억원으로 이중 대부분은 공장 증설·생산장비 확보 등에 투입하며 친환경 원재료 매입 등 성장 동력 도모를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요예측은 10월30일부터 오는 3일까지, 일반청약은 8일과 9일 진행한다. 이달 중순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 중복상장부터 고평가 논란까지…"문제 없다"
한편 시장의 중복상장 논란에 대해 김 대표는 "전구체는 화학회사라고 볼 수 있다. 양극재 기업과는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며 "전구체와 양극재 모두를 대규모로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 4월27일 상장 예심을 청구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동채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 영향에 10월 말에 돼서야 본격 공모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이에 대해선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내부통제가 강화된 경영을 지속하고 있기에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고평가 의견과 관련해선 "저희가 준비 중인 미래비전을 고려하면 비싼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최근 EV시장 업황 부진과 함께 그에 따른 조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관사와 심도 있게 고민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