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억원 어치 약을 주문해야 풀미칸 한 통을 준다는 소문이 날 정도다."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에 사용하는 풀미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풀미칸을 대체할 약이 없다 보니 약국마다 풀미칸 재고를 묻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빗발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똑닥' 등 애플리케이션과 맘카페 등 정보를 통해 풀미칸 구하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에 사용하는 풀미칸. © 건일제약 홈페이지 캡처
천식, 기관지염에 가장 효과가 좋은 풀미칸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약을 찾아 수십 곳의 약국을 헤맸다는 경험 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세 자녀를 둔 김모씨는 "병원에서 풀미칸, 풀미코트를 처방해주고 싶어도 약국에 약이 없어 약국에 먼저 확인해보겠다고 한다"라며 "최근 약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이가 기관지염으로 두 달 동안 병원에 가고 있다. 지금 나이야 폐렴으로 진행되지 않는데 폐렴으로 진행되면 또 입원을 해야 한다. (폐렴) 사전 예방이 안 되니 병이 진행되는 것을 봐야 한다. 그게 가장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풀미칸, 풀미코트로 사전에 폐렴 예방이 가능하지만 대체약이 없어 매일 자녀의 상태에 따라 해열제, 기침 시럽, 항생제 등을 처방받고 있다는 것.
서울 시내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풀미칸을) 구하기 힘들다 보니 약사들 사이에선 풀미칸을 공급하는 제약사에게 1억원 어치 약품을 주문해야만 겨우 한 통 얻을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라며 "약국에서도 정보를 교환하지만, 워낙 구하기 힘들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약품 품절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낮은 약가와 원료의약품 수급의 불안정 등이 대표 이유로 꼽힌다. 특히 병원에서 처방받는 조제용 감기약 공급 부족은 제약사들이 앞다퉈 감기약 생산을 포기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완제 의약품 자급률은 68.7%에 달하지만,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11.9%에 불과하다. 2020년 36.5% 2021년 24.4% 등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외산 원료가 저렴하다보니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산 원료는 중국이나 인도산 원료보다 약 3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지속되는 약가인하까지 더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수입원료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육아맘 카페 등에서는 풀미칸 처방·조제가 가능한 의원·약국을 공유해 달라는 글은 물론, 집에 안 쓰는 풀미칸이 있으면 급하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내원객으로 붐비는 서울의 한 소아과. © 연합뉴스
3세, 5세를 둔 박모씨는 "아이가 네블라이저(천식, 기관지 확장증 등 호흡기 질환에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기침을 해 풀미코트를 썼는데 네블라이저 할 동안에는 기침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풀미칸을 나눔 받아 사용했는데 기침이 확 줄었다. 즉각적인 효과가 있으니 풀미칸을 더욱 찾게 된다"고 말했다.
풀미칸, 풀미코트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묘연하다. 복지부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결책 등을 담은 약가개선 제도 방안을 지난달까지 마련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서울시약사회(이하 서울시약)는 수급불안정 의약품목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대한약사회와 보건복지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윤성 서울시약 약국이사는 "오래된 수급불안정으로 인해 약국은 매일 품절약을 검색하고 있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한 피로도가 매우 높다"며 "특히 빈번한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에 따른 처방전 팩스 사후통보 등으로 업무 가중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권영희 서울시약 회장은 "이러한 상황은 의약품 품절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가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후통보는 폐지되어야 하며, 특히 생산 중단된 품목의 경우 요양급여코드를 삭제하는 등 서울시약사회는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