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형국 쏘닉스 대표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인치 웨이퍼를 들고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지만, 이미 여러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생산능력(CAPA)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다. 통신 분야 외에 향후 센서, 자율주행, 우주항공 등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한, 국내 유일 필터 부문 오픈 파운드리 회사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국내 유일 RF필터 전문 파운드리 전문기업인 쏘닉스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후 성장 전략과 비전 등을 밝혔다.
RF 필터는 무선 통신시스템에서 정보를 송수신하는 과정 중 다양한 주파수 대역 가운데 필요한 무선 신호만 통과시키는 필수 부품이자 스마트폰 내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RF필터는 데이터 전송 양과 전송속도, 휴대폰 발열량, 배터리 수명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RF필터의 성능이 중요하다.
또한 30여개 가량의 RF필터가 필요한 4G 스마트폰 대비 5G스마트폰에는 80여개 이상이 적용되는 등 통신 산업의 진화와 함께 RF필터 파운드리 산업 역시 확대되고 있다.
RF필터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제조공정과 동일하게 미세회로 형성 기술 등을 갖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2000년 설립 초기에는 표면탄성파(Surface Acoustic Wave, SAW) 필터를 제조했으며, 이후 기술 고도화에 주력해 TF-SAW(Thin Film-SAW) 원천기술, 웨이퍼 패터닝 기술, 공정기술, RF 측정기술 등 RF필터 파운드리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쏘닉스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 통신 반도체 선도기업과 TF-SAW 파운드리 기술을 공동개발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6인치 TF-SAW 파운드리 제조설비 및 양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최대주주이자 고객사인 대만의 타이쏘 테크놀로지(Tai-SAW Technology, 이하 TST)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기술력과 제품 양산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양형국 쏘닉스 대표는 "RF필터 파운드리 회사는 대표적으로 대만에 W사, 일본에 N사가 있다. 이중 차세대 필터인 TF-SAW, 그중에서도 6인치짜리를 만들 수 있는 건 쏘닉스 뿐이다. 이러한 기술 격차를 통해 수 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소이텍(Soitec)과는 POI 기술을 이용한 공정설계키트(PDK)를 공동 개발하고 고객사에 납품하는 등 글로벌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TF-SAW 솔루션이 2025년에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메인이 될 것이다. 5G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임에도 시장 초기이기에 기존 RF 필터 대비 고가에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수익 구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쏘닉스의 경쟁력은 RF필터 파운드리 기술력 외에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2021년 경기도 평택시 현곡산업단지 내 신규 팹(Fab)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해 현재 4인치와 6인치 파운드리 모두 생산이 가능하다. 4인치 파운드리 생산규모는 1년에 12만장, 6인치는 같은 기간 1만2000장이다.
양형국 대표는 "신규 팹 파운드리 공장 설립 완료 후 단기간 내에 생산 안정화를 이뤘으며 글로벌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향후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따른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며 "이번 공모자금은 전부 생산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쏘닉스는 국내에서 6인치 TF-SAW 필터파운드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 만큼, 글로벌 차세대 기술을 통해 RF필터 파운드리 초격차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글로벌 톱 티어(Top-tier) 기업들과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신규 경쟁사들 대비 높은 진입장벽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유럽, 대만 등 글로벌 기업에 RF필터 파운드리를 공급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대표는 "현재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에 신흥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RF필터를 위한 전문 파운드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현재 중국의 신흥 팹리스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그중엔 대형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사업분야 외에도 쏘닉스는 '5G & Beyond 5G 통신' 외에도 자율주행, 우주항공 및 센서 등 첨단산업에 기술력을 접목시켜 신사업 확장에도 힘쓸 계획이다. 센서분야의 경우엔 고객사들과 연구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우주항공 분야는 몇몇 업체들과 논의 중에 있는 상황이다.
양 대표는 "내년에 바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 시설고도화와 생산능력 확대의 이유"라며 "내년과 내후년 매출액은 각각 649억원과 903억원, 영업이익률은 19.1%, 19.3%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쏘닉스의 공모 주식수는 총 360만주다.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5000원~7000원이며, 총 공모금액은 180억원~252억원이다.
17일부터 2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6일과 27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 진행한다. 이후 11월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한편 양 대표는 현재 쏘닉스의 지분을 6.08%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엔 3%대로 내려앉는다.
이와 관련한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해 "TST와 함께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 2년을 추가해 총 3년간 매각제한을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상장일로부터 3년간 유효한 공동목적보유확약을 체결해 TST가 일방적으로 해임할 수 없도록 경영 안전장치도 마련했다"며 "아울러 TST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시 이를 먼저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