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고차 가격 산정 불신, 허위·미끼 매물, 주행거리 조작, 사고 이력 조작, 피해보상의 어려움,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안.
이는 중고차시장에서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거래로 인해 방치됐던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들이다. 그동안 국내 중고차시장은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고 판매자가 차량 구매자의 정보 부족을 악용할 수밖에 없는 시장의 본질적 특성과 진입 규제가 결합해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시장으로 머물러왔다.
이에 중고차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선택권 확대를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허용됐다.
그리고 현대자동차(005380)가 지난 19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Hyundai Certified/GENESIS CERTIFIED)'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인증중고차 사업 공식 출범을 알렸다.
유원하 현대차 아시아대권역장(부사장)은 "현대차는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 한다(Made by us, Cared by us)'는 철학 아래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중고차 판매를 넘어 고객이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문화를 안착시킴으로써 국내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외관. ⓒ 현대자동차
이날 현대차는 자신들의 인증중고차 사업 방향성으로 △투명 △신뢰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중고차시장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제조사 인증중고차(Manufacturer Certified Pre-Owned)를 시장에 공급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안심하고 구매하기를 원하는(Peace of mind) 고객층을 신규로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는 '정보의 비대칭 해소'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중고차시장이 지금까지 대표적인 레몬시장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판매자가 차량 주행거리나 성능·상태 등의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이 상대적으로 심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소비자가 중고차 구입을 꺼리는 핵심 원인이었던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한 필살기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Hi-LAB)과 인공지능 가격산정 엔진(AI Pricing Engine)을 준비했다.
현대차는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갖춘 중고차 정보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 등의 해외시장을 참고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서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과 내차팔기 이용 고객에게 객관적인 차량 가격을 산정해 제시하는 'AI 프라이싱 엔진'을 개발했다.
먼저 하이랩에서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history) △국산·수입차 전 모델 현재 시세 및 추이 △실거래 대수 통계를 통해 브랜드별·성별·연령별·지역별·가격대별·연료타입별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인기모델 순위 △중고차 거래 가이드 등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은 현대차가 자체 보유한 정기점검 및 수리 이력, 국토교통부와 보험개발원 등의 공공데이터까지 활용하는 등 분산돼 있던 다양한 차량 이력 정보를 고객이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 현대자동차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려는 중고차의 기본 정보는 물론 전손·도난·침수 등의 특수사고 및 보험사고 이력과 함께 △중고차 성능점검 및 자동차검사 이력 △정비 이력 △리콜 이력 등 차량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조회할 수 있으며, 정상매물 여부까지 확인이 가능해 허위·미끼 매물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
아울러 'AI 프라이싱 엔진'에는 최신 머신러닝 및 빅데이터 기술이 사용된다. 공정한 가격 산정체계가 마련되면 고객이 중고차를 살 때, 중고차를 매각할 때도 제 값에 거래할 수 있으며 정확한 잔존가치 형성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중고차시장 발전에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현대차는 가격산정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80%의 실거래 가격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했으며, 거래 데이터는 15일마다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더불어 하이랩이 보유한 차량 성능·상태 이력 등의 정보와 모델별 옵션가격 등 상세 정보까지 반영해 정교한 시세를 도출한다.
먼저 고객이 본인이 보유한 차량의 차량번호와 소유자명, 주행거리를 입력한 후 내차 시세 조회를 신청하면, 해당 모델의 현재 시세를 주행거리별로 보여준다. 국내 최초로 차량에 장착된 옵션가격까지 반영된 세부 시세를 제시해 준다. 이는 현대차가 제조사로서 자사 모델의 옵션 판매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재 시세를 확인한 고객이 매각을 지속 진행하기를 원하면 전문인력이 방문해 차량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현대차는 차량상태 정보까지 반영해 최종 매입가격(견적)을 고객에게 제시한다.
현대차는 사람의 주관적 개입 없이 자체 개발한 가격산정 엔진과 전문인력이 확인한 차량상태 정보만으로 매입가격을 산출한다. 방문 시에도 전문인력이 사고유무 및 파손상태 등 단순 차량 상태만 확인하고, 가격흥정이나 감정평가(valuation)는 절대 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는 하이랩과 인공지능 가격산정 엔진이 제공하는 풍부한 중고차 관련 정보를 적극 활용해 중고차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우고, 중고차 거 래 노하우를 능동적으로 습득하는 등 중고차 구입과 매각 시 자신 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데이 기념촬영. ⓒ 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고객도 신차 고객에게 제공한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고차 고객가치를 높였다.
신차와 동일하게 전국 1300여개의 현대차·제네시스 서비스망에서 보증서비스 등의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보증 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2만㎞까지 무상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증중고차 구입 시에도 차량가격의 0.2%가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되고, 커넥티드카 서비스(Connected Car Services)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 블루멤버스 포인트와 제네시스 멤버십 포인트는 현대차·제네시스 정비네트워크는 물론 △신차 구매 △주유와 충전 △쇼핑 △레저 △교육 등의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커넥티드카 서비스 현대차 블루링크(Bluelink)와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는 신차 판매 시 제공한 무상 이용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주문한 차량을 배송 받고 운행을 했더라도 차량을 변경하고 싶으면 환불해주는 책임환불제를 운영하고, 신차 고객센터와 별도로 인증중고차 전용 컨택센터도 운영한다.
홍정호 현대차 국내CPO사업실장(상무)은 "이제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품질을 인증한 고품질의 중고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출시의 의미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사 인증중고차 공급으로 중고차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가 높아지면 전체 시장규모가 커지고,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시험·인증, 중고차 금융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