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일명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전 KT(030200) 대표이사가 벌금형을 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현직 KT 임원들에게도 벌금 200만∼3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구 전 대표 등은 KT의 대관부서인 CR 부문 임직원의 부탁을 받고 법인 자금을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으로 기부해 횡령했다"라며 "피고인들의 지위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 할인'을 통해 비자금 11억5100만원을 조성한 뒤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360회에 걸쳐 국회의원 99명의 후원회 계좌에 총 4억3800만원을 이체한 혐의로 KT 직원들을 기소했다.
구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회사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본인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한 구 전 대표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횡령 혐의를 분리해 각각 약식기소했다.
구 전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지난 7월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날 KT새노조는 논평을 통해 "구 전 대표는 KT구성원과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기업인으로서 횡령은 죄질이 매우 나쁜 데 구 전 사장은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고 회삿돈으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심지어 연임까지 시도하다가 회사에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 전 사장은 사퇴 이후에도 올해 퇴직금 19억을 포함해서 29억원이 넘는 돈을 보수로 챙겨갔다"며 "그 결과 가장 고통을 받은 것은 KT구성원이며 국민기업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 전 사장이 한 때 대표이사로서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이라도 있다면 더 늦기 전에 KT에 공식 사죄해야 한다"면서 "김영섭 대표이사와 이사회는 구현모 등 전임 경영진에 회사에 끼친 손해와, 그동안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변호사비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