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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변했는데…자동차보험 시장은 '여전'

상반기 손보사 빅4 점유율 85%…"중소형사 규모의 경제 실현 어려워"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9.30 18:41:44
[프라임경제] 자동차보험 시장 과점 현상이 10년 넘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디지털 보험사를 중점으로 시장 재편에 나섰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과점구조 심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원수보험료 기준 30개 손해보험사 중 12개 보험사가 자동차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중 대형손보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점유을은 85.2%다.

나머지 8개사의 점유율은 14.8%다. 이중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곳은 메리츠화재·악사손해보험뿐이다. 메리츠화재와 악사손해보험은 지난 상반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저조한 편이다. 메리츠화재와 악사손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78억원, 96억원이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2037억원이다.   

자동차보험 시장 과점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같은 현상은 손해율 대비 중소형보험사와 비대면전문사의 원수보험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아 발생했다. 상반기 기준 빅4의 원수보험료 총계는 9조688억원이다. 같은 기준 나머지 8개사의 원수보험료 총계는 1조5697억원이다. 

원수보험료 비중이 적어 적자가 지속되자, 일부 중소형보험사들 사이에는 디마켓팅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타사 대비 자동차 보험 보험료를 높게 책정해 가입자 유입을 막는 식이다. 가입을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손해율을 낮추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보험사별 손해율도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와 비대면전문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대형보험사의 손해율은 77.2%인 반면 중소형사는 78.8%, 비대면전문사는 91.0%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이 해당 기간의 경과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최근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디지털 보험사를 중점으로 자동차보험 시장 재편에 나섰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8개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이 증가한 곳은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매년 주행 거리 수만큼 보험료를 납입하는 상품이다. 차량 내 주행 장치를 설치하고, 여기에 기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료가 산정된다. 이를 통해 고객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그러나 주행수가 적은 고객에 한해서만 이점이 있다.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보험 상품을 운용해 온 일부 보험사들의 독과점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경우 중하위권 보험사가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대형 손보사에 비해 원수보험료 등 제반사항이 부족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실적 산정에 불리한 측면이 커 디마케팅까지 벌이고 있다"며 "일부 디지털 보험사 위주로만 자동차보험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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