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어려운 시기일수록 약자가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며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보건,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등 3가지 격차 문제를 제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격차를 줄이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상생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강력히 연대해야 하고, 유엔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난 70년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꽃피워온 대한민국은 이제 유엔 헌장이 표방하는대로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책임있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먼저 개발 격차 해소를 위해 재원과 기술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올해의 긴축 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ODA 정부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내년 한국의 ODA 예산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며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할 것이다. 특히 수원국들이 사회, 경제적으로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훈련 분야에 대한 ODA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1년의 교육훈련이 10% 가량의 소득 증대를 가져오고 이러한 효과는 저소득층과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며 "우리는 이런 효과를 전 세계에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 격차와 관련해 국가 간 경제 격차를 더욱 악화시키고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제약하는 또 다른 도전 요인이라고 했다.
올해 7월 지구의 기후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경험한 것에 대해 언급한 윤 대통령은 "'끓는 지구'로 인해 폭염뿐 아니라 폭우, 태풍과 같은 극한기후가 이제 일상이 됐다"며 "기후변화는 농업과 수산업의 지정학적 변화를 가져와 식량취약국의 위기를 더욱 가중시킨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취약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ODA를 확대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불을 추가 공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를 폭넓게 활용할 것이며, 이를 기후위기 취약국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에게 이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무탄소에너지에 관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민간의 기술혁신과 투자를 촉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CF연합'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는 곧 경제의 격차를 의미한다. 따라서 디지털 격차의 해소는 글로벌 사우스 문제의 해결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한국은 디지털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이들 국민들이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유가 위협받고,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위협받고, 우리의 미래 또한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유엔 내 국제기구 설립을 지원하고, AI 거버넌스 구축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AI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자 한다"며 "유엔이 추진 중인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전 세계 전문가들 간의 소통과 협업의 네트워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