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그룹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3주기(10월25일)를 한 달 앞두고 생전 이 선대회장의 '동물 사랑'도 재조명되고 있다.

故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 삼성
이 선대회장의 동물 사랑은 삼성의 △진돗개 순종 보존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애견문화 전파 등으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 개선 △현대인의 정서 순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확산 △애견 문화 저변 확대를 통한 관련 산업 창출 등을 위해 애견 사업을 시작했다.
첫 사업은 진돗개 순종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이 선대회장은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여러 종류의 개를 키워 보면서 진돗개를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진돗개는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성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이 선대회장은 순종 진돗개 보존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구입했다.
10여 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고,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올려놓았다.
진돗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도 전개했다.
이 선대회장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가져가서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할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선대회장의 진돗개에 대한 관심이 애견 사업으로 확장된 것은 '88 서울올림픽' 무렵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보신탕' 문제로 연일 시끄러웠다. 올림픽 이후에도 유럽 언론은 한국을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으로 소개하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갔다.
이 선대회장은 이같은 인식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을 서울로 초청해 집에서 개를 기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애완견 연구센터 등에 데리고 가 한국 '애견 문화'의 수준을 보여줬다.
그는 세계 속에 한국의 애견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93년부터는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권위 있는 세계적인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했고, 2013년 대회에는 진돗개 '체스니'(Chesney)가 최초로 출전해 입상을 하는 쾌거를 거뒀다.
삼성은 2008년 일본에 청각 도우미견 육성센터를 설립했다. 이 선대회장은 일본 명문 야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가시마 시게오 선수에게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설립해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 걸음을 사회공헌으로 시작했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의 체계적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삼성은 △인명구조견 △청각 도우미견 △흰개미 탐지견 등 개를 통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확대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에세이에서 "나는 아무리 취미생활이라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깊이 연구해서 자기의 특기로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취미를 통해서 남을 도와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