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잇달아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003220)은 최근 에스디생명공학(217480)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중국에서 시트 마스크팩을 판매하면서 급성장했지만 중국 매출이 감소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원제약은 이번 M&A를 계기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주력 사업은 마스크팩이나 기초 스킨케어 제품 등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제품 판매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마스크팩 판매 호황 등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화장품 매출 감소, 건강기능식품 사업 위축 등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대원제약은 2021년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인 극동에치팜을 인수해 '대원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하며 관련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동화약품(000020)은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를 인수했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 약국 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해에만 약 7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약국처럼 전문·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료기기 등 헬스앤드뷰티(H&B)분야 제품을 복합적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동화약품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대표제품인 활명수뿐만 아니라 잇몸약 잇치, 감기약 판콜 등 일반의약품을 베트남 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또한 비타민과 홍삼, 뷰티 제품 등 베트남 시장 니즈에 맞춰 라인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 개발 전문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는 올 초 정관상의 사업 목적에 진단기기 제조업을 추가하고 지난 4월 전기화학 기반 혁신 진단기업 엘립스진단의 지분 50% 이상을 인수했다. 지분 인수를 계기로 주요 진단 기업과의 파트너십 계약 등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합병을 진행하면 신약개발과 동시에 의약외품이나 원격의료 등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약외품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서 직접판매 공급망을 마련한 만큼 의약외품 시장에 본격 진출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원격의료는 셀트리온의 강점으로 꼽히는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진단, 원격의료분야를 노리고 있다.
지난 19일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테크 '라니 테라퓨틱스'(이하 라니)가 CT-P43의 경구형 제형 RT-111에 대한 임상 1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CT-P43은 연 매출 97억달러(12조6100억원)를 기록하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M&A를 기본적인 신성장 전략으로 삼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미국 정부가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넥스트젠'에도 참여해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003850)은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M&A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령의 신성장동력인 우주항공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은 기존 제약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우주헬스케어 산업 진출을 위해,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엑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6000만달러(780억원)를 투자하며 지분 2.68%를 확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가 지분 투자나 인수를 통해 짧은 시간에 확실한 수익을 내고자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을 발굴하고자 하는 인수합병의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