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소유한 ABL생명 매각에 속도가 붙자 동양생명(082640)에 시선이 쏠린다. 양사의 최대주주 다자보험그룹이 구제금융 기관 성격을 띠는만큼, ABL생명이 새 주인을 찾는다면 동양생명의 매각 절차 돌입도 시간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이르면 올해 동양생명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자보험그룹이 국내 시장 철수 채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ABL생명, 사모펀드 2곳 본입찰 참전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 사모펀드(PE) 2곳이 참여했다. ABL생명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지 두 달 만이다.
국내 상장된 생명보험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안방보험도 ABL생명 매각 희망가로 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후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서는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 매각가로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최대주주 중국다자보험그룹은 2019년 7월11일 공식 설립됐다. ⓒ 다자보험그룹
이번 매각은 다자보험그룹의 특수성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다자보험그룹은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중국 당국이 2019년 설립한 공기업이다. ABL생명을 운영하던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사기와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받자 다자보험그룹이 안방보험의 위탁 경영을 맡았다.
즉, ABL생명 매각은 다자보험이 비주류 자산을 매각해 몸집을 줄이려는 자구안인 셈이다. ABL생명은 이달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동양생명, 기업가치 제고 총력…영업지점 대거 통폐합
ABL생명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하자 동양생명 매각설이 수면 위에 오른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ABL생명을 먼저 매각한 뒤, 동양생명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자보험그룹도 동양생명 인수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양생명의 지분구조는 △다자생명보험 42% △안방그룹홀딩스 33.3%로 구성됐다. 전체 지분의 75.3%를 다자보험그룹이 보유 중이다. 상반기 자산규모는 31조6580억원으로 생보업계 상위권 수준이다. 동양생명 적정 매각가는 1조2000억~1조6000억원으로 평가받는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 단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면서 인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2002억원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등 사업 전반 체력 개선에 나선 결과다.

ABL생명 매각 절차가 급물살을 타자 동양생명 매각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 각사
아울러 동양생명은 저우궈단 대표이사의 자사주 2만주 매입을 비롯해 투자 자산운용사에 맡긴 투자금을 1조5000억원을 회수하면서 장기 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이 생보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만큼, 자산을 재분배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전속설계사(FC) 지점도 대폭 축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동양생명의 FC 지점은 1분기 69개에서 2분기 48개로 줄어들었다. 불과 1분기 만에 21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이를 통해 동양생명이 추가로 확보한 자금은 24억7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동양생명의 행보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건전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읽힌다. 전체 판매채널 중 법인보험대리점(GA)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FC지점을 운영하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상반기 전체 보험상품 판매채널 비중은 △GA 69% △FC 15.7% △방카슈랑스 7.9% △DM 7.4%로 집계됐다. 동양생명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해 인수 매력을 높여 매각 채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일부 지점이 자회사로 이관된 영향이 있다"며 "조금 더 경쟁력 있는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점 규모 대형화를 진행했다. 매각과는 무관한 절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