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국민 부담과 국제유가 오름세를 고려해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월 중 국제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지만 유류세 인하를 종료해야 할지, 연장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현재 유류세에 탄력세율이 적용되면서 휘발유를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각각 37% 인하된 상태다. 휘발유는 올해 1월부터, 경유·LPG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의 인하율이 유지됐다.
유류세 인하란 고유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응 정책이다.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법은 해당 세목에 최대 50%의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회를 거치지 않고 시행령 개정만으로 세금을 깎아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 2021년 시작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이번까지 5차례의 연장 끝에 벌써 만 2년을 채우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인하 조치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대표적으로 세수 감소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43조원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인하에 따라 7000억원이 증발했다. 정부는 올해 세수 추계를 수정해 9월 초 발표할 예정으로 50조원 상당의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또 유류세 인하와 같은 한시적 조치를 장기간 이어가다 보면, 국민이 기본세율 자체가 떨어진 것으로 체감해 인하 종료 시 마치 유류세를 증세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유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춤으로써 오른 가격에 맞춰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보다는 이전처럼 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석유를 비싼 가격에 수입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국제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서민 생계 부담 문제와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고려해야 하므로 향후 조치를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수준이 정상 범위 내에 있어 정책 취지에 맞게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인데, 이는 보통 수준으로 비상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의 높은 유가 수준이 아니다"라며 "지난 몇 달 동안 낮았고, 최근에 감산 정책 때문에 오른 것이지 수요가 폭증해서 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고유가 시기라고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류세 인하 조치는 고유가 때 국민 부담이 높은 걸 감안해서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이므로 이제는 정책 취지에 맞게 종료해야 한다"며 "만약 국민 부담을 줄여주는 게 주목적이라면 기본세율을 낮춰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는 국민들의 충격이 클 수 있기에 단계적으로 인하 폭을 줄이는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바로 종료하면 경제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인하 폭을 줄여주는 정책이나, 경유·LPG는 생계형이 많으니 휘발유의 인하 폭을 더 빨리 줄이는 방식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