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태광그룹의 앞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총수 중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경우 그룹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설 수 있어서다.
정부는 8·15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2176명의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다. 이 명단엔 이호진 전 회장의 이름도 올랐다.
주요 경제인을 사면해 당면한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횡령·배임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2021년 10월 형기를 마친 뒤 출소했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을 적용받았다.
그는 검찰에 기소된 후인 지난 2012년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비롯해 그룹 내 모든 법적 지위와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만기출소 시점이 지난 2021년 10월인 점을 고려할 때 2026년 10월까지는 관련 기업에 취업이 불가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태광그룹은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고 경제 활성화 이바지로 국민 여러분과 정부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위해 사회와 같이 나누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정부의 결정을 반기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태광그룹 내부에서도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오너의 부재로 그룹 전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직원들은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바뀔 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조직 및 현재 수립한 투자 계획 등이 새롭게 세팅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한다.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공격적인 M&A에 나설 공산이 크다. 과거부터 재계 총수 중에서도 M&A 전문가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20여개 지역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해 티브로드를 탄생시켰고 △2005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 △예가람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M&A 전문가였던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태광그룹은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보여왔다"며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태광그룹은 신사업 진출과 M&A 등 현재보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