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광산업(003240)은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 및 토지 매입 계획에 대해 반대한다고 23일 밝혔다.
태광그룹의 계열사들은 롯데홈쇼핑 지분 44.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중 태광산업은 27.9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1대 주주인 롯데쇼핑은 53.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 및 롯데웰푸드로부터 서울 양평동 5가 소재 임차 사옥 토지 및 건물을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 부동산은 롯데지주가 64.6%, 롯데웰푸드가 3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경영 위기에 놓인 롯데홈쇼핑이 부동산 매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사 임직원이 납품 업체 방송 출연 대가로 금품을 받은 행위를 숨기고 방송 영업 재승인을 받아 지난 2월부터 7월말까지 6개월 동안 새벽 방송을 중단해야 했다. 이런 여파로 롯데홈쇼핑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 88% 감소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은 위기 상황에서 별 불편 없이 사용 중인 사옥을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며 "이번 부동산 매입 계획은 롯데홈쇼핑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롯데지주가 현금 확보 목적으로 롯데홈쇼핑 측에 부동산 매수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롯데홈쇼핑이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포기하고, 대신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작은 고정 자산에 자금이 묶인다"라며 "부동산 시장 동향을 비롯한 거시경제 지표에 따른 손실 발생 리스크, 영업상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한 유동성 부족 리스크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측면에서 엄격히 검토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이 이사회에 제공한 자료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낙관적인 미래 추정치에 근거해 단순히 연간 17억원의 개선 효과(경상이익 기준)가 있다는 내용만 언급됐을 뿐,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사회 의결 과정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의 본사 건물·토지) 매입가가 국토건설부령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상 규정된 원가법이 아닌, 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을 각각 20:40:40의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해 감정가격이 보수적 평가 방식에 비해 300억원 가량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사회 진행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본사 건물·토지 매입을 강행하면 법률상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광산업은 앞으로 제반 법률 절차를 포함한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