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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피해자' 법정대응 증가, 무심코 작성→전과자 낙인

사회적 경각심 확산에 실형 사례 등장…"준실명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해야"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3.08.23 12:51:55
[프라임경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악플러'들이 피해자들의 관용과 선처 대신 단호한 법적 대응에 직면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이나 게시판 등에서 악의적으로 타인을 헐뜯으며 불필요한 사회적 소모를 유발하는 악플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범죄 신고건수는 2만9258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1만3348건과 비교하면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신고가 증가하면서 검거 건수도 늘고 있다. 2022년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범죄 검거건수는 1만8242건으로 2017년 9756건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수년간 각종 포털과 SNS의 발전으로 다양한 플랫폼 활용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의 권리의식을 정립했고, 악성댓글 등의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면서 관련 고소나 고발이 증가하고 있다.

현행법상 악성댓글을 달아 적발되면 형법상 모욕죄가 적용돼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인정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며, 댓글내용이 허위사실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과거 유명인의 문제로 한정됐던 악성댓글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점차 일반인, 나아가 특정 기업이나 기업인 등으로 그 타깃을 넓혀가자 피해자들이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맞춰 최근 온라인 법률상담 사이트에는 기업을 상대로 한 악성댓글 및 허위 리뷰 관련 고소 문의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한 모니터링 요원이 SNS에 올라온 선거 관련 게시글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채용면접에 참여했던 면접자가 회사와 직원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리뷰를 남겨 변호사 상담을 요청했다"며 "소규모 기업들은 만성적 구인난에 고통 받는데 허위 리뷰나 악의적 댓글로 인력 충원이 더 어려워질까 걱정이다"라고 호소했다.

악성댓글에 대한 강경대응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악성댓글을 작성해 온 가해자에 중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나왔다.

2021년 유명 인터넷강의 업체인 C 기업 대표가 댓글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경쟁 업체를 상대로 5년간 20만 건에 달하는 악성댓글을 작성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 기업은 C 기업이 작성한 악성댓글로 수익 감소 등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3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9억원을 배상받았다. 아울러 C 기업 대표와 임원을 상대로 추가적인 형사고발이 이어지며 해당 대표와 임원이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대수롭지 않게 타인을 모욕하고 공격한 대가로 고소나 고발을 당해 법적 절차를 밟게 되면 실형까지도 이어지며, 유죄가 확정돼 벌금형 등이 선고될 시 전과자 낙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처벌을 받지 않게 되더라도 △경찰조사 △검찰조사 △판결 등의 사법절차를 거치며 가해자의 심적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법조계 전문가는 "악성댓글에 대한 고소, 고발, 검거 사례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단호한 법적대응이 늘어가고 있다"며 "온라인상에 무심코 남긴 악성댓글로 송사에 휘말리거나 졸지에 전과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리서치 조사결과 국민 10명 중 9명은 온라인상에서의 악성댓글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10명 중 7명은 악성댓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처벌이 더 손쉽게 이뤄지도록 처벌 구성요건을 완화해 악성댓글을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불특정 다수인 댓글작성자를 일일이 특정하기 어렵고 악성댓글 관련자 처벌이 적잖은 경우 벌금형에 그치자, 이용자 아이디 확인이 가능한 인터넷 준실명제나 고액의 배상금을 부과해 유사 범죄 반복을 막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의 장치로 악성댓글 작성 시도를 원천 차단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2020년 10월 국회에서는 온라인 사용자 식별 수단인 아이디나 IP 주소를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21년에는 고의적 허위나 불법정보를 작성한 사람에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본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적 규제 강화와 더불어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의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일례로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올해 6월부터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 규정을 신설해 욕설이나 비속어 등 악성댓글을 남긴 전력이 있는 이용자의 댓글 사용을 중지시키고 프로필에 이용이 제한됐음을 알리는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악성댓글에 대한 고소와 고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단호한 법적대응과 처벌 사례가 늘어가고 있어 다행이다"라며 "인터넷 준실명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악성댓글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도입해 불필요한 사회적 손실을 하루빨리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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