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방역당국이 2급이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오늘 31일부터 4급으로 하향 조정한다.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병원급 의료기관, 감염취약시설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당분간 유지되고, 국외 변이 바이러스 발생 등에 대해서는 면밀한 감시와 분석을 지속한다.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코로나19 관리"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일 확진자 수 집계와 관리보다는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목표를 전환할 시점"이라며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코로나19를) 관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3년7개월간 지속된 일일 확진자 신고 집계는 중단된다"며 "건강한 분들에게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위험도가 감소했고 의료대응 역량도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당분간 유지된다. 또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경우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비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면, 진단검사비와 입원치료비, 백신 접종 비용도 유료로 전환되게 된다.
이에 대해 지 청장은 "60세 이상 연령군 등 고위험군의 신속항원검사비 일부를 건강보험에서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고위험군과 감염취약시설의 무료 PCR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도 당분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 환자의 입원치료비 일부를 연말까지 지원하고 백신과 치료제도 무상으로 공급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3년7개월 간 이어져 온 일일 확진자 신고·집계가 중단된다. 앞으로는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담은 통계가 주간 단위로 제공될 예정이다.
보건소의 코로나19 이외 업무도 정상화된다. 그동안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감염병 관리와 건강증진, 만성질환 관리 등 업무가 축소된 채 운영돼 왔다.
지 청장은 "4급 전환으로 방역·의료대응 조치가 일부 조정되지만 위기단계는 '경계' 상태를 유지한다"며 "계속 방역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험성 높은 코로나19 변이 '피롤라' 등장..."경계 필요"
방역당국이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해외에서 확산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18일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30개 이상 많은 신종 변이 바이러스를 감시대상에 추가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감시대상에 추가한 BA.2.86은 오미크론 변이종인 BA.2의 하위 변이로 분류된다.
피롤라(Pirola)라는 별명이 붙은 BA.2.86은 오미크론 변이종인 BA.2의 하위 변이로, 기존 우세종인 XBB.1.5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36개나 더 많다.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인체에 침투해 기존 면역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 연합뉴스
지금까지 BA.2.86 감염이 보고된 국가는 총 4개국으로, 덴마크 3건, 미국 2건, 영국, 이스라엘에서 각 1건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만큼, 국내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여러 대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BA.2.86가 포착되고 있다며 전파 경위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놨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연구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A.2.86은 유행할 수 있는 것들이 지니는 전형적 특징 모두를 지니고 있다고 알렸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국립 혈청 연구소(SSI)의 모르텐 라스무센 선임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그렇게 크게 변해 30개의 새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건 드문 일"이라며 "마지막으로 그런 큰 변화를 본 건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말했다.
다만, BA.2.86는 아직 이전 변이보다 더 빨리 퍼지거나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WHO는 "새 변이가 잠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신중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국외 변이 바이러스 발생에 면밀하게 감시와 분석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유럽 기준보다 많은 '주당 1000건 이상'의 사례에 대해 분석 중이며 차후 신규 변이에 대해 주마다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3년 전 처음 등장한 이래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를 내놓고 있다. WHO는 현재 BA.2.86를 포함 10여종의 변이를 감시 대상으로 지정해 추적 중이다.
감시 대상으로 지정된 변이는 위중증 위험이 높거나 현존하는 백신이 제공하는 면역 체계를 뚫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관심 변이' 혹은 '우려 변이'로 격상될 수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데 영향은 없다고 설명한다. "남은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것이 향후 유행 규모나 치명률에 미칠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BA.2.86의 확산 속도 및 범위, 위중증 위험과 영향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밀폐된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하는 등 유행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