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업황 반등과 재고 정상화를 위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추가 감산에 나선다.
특히 올해 2분기 조(兆) 단위 적자를 낸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최소화하고 손실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로 수요가 증가한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다.
◆추가 감산으로 재고 정상화 가속화
2일 업계에 따르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낸드 가격은 지난달 3.82달러로 집계됐다. 낸드 가격은 3월과 4월에 각각 5.12%, 2.93% 떨어졌다.
낸드 가격 하락에 의한 타격으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제히 낸드 중심의 추가 감산 계획을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수요 부진으로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지만, 생산량 하향 조정으로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정점)를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D램, 낸드 공히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D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며, 특히 낸드 위주 생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인위적인 감산'을 선언한 이후 3개월 만에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을 더 줄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그간 비주력 라인에서만 생산량을 줄여왔으나, 최대 낸드 생산라인인 평택, 시안 공장에서의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감산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뎌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낸드는 재고 수준이 D램보다 높고 수익성이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산을 시작했다. 올해 2분기 감산 효과로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공급량을 조절해 메모리 가격 하락세를 둔화시킨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4% 증가했으며, 적자는 15% 감소했다.
양사의 추가 감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감산을 하면 고객·제조사의 재고가 줄어들고 제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추가 감산 효과가 올해 4분기 이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감산 효과는 6개월 정도 소요돼 내년 1~2분기는 반도체 사업부 실적이 회복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80% 하락해 현금 원가에 도달했다"며 "3분기 D램,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4분기에는 상승 전환해 각각 전 분기 대비 9%, 4%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HBM 놓고 선두 경쟁 치열
양사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감산 계획과 함께 자사 HBM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부가가치가 큰 HBM이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개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생성형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6배 이상 높아 수익성도 뛰어나다.
HBM 시장은 국내 기업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2위는 삼성전자(40%), 3위는 마이크론(10%)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캐파(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HBM 선도업체로서 올해는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10억GB(기가바이트)를 넘어서는 고객사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며 "증설 투자를 통해 내년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HBM3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고객 오퍼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제조사 중 4세대 HBM인 HBM3를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점유율을 더욱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충북 청주에 HBM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초기부터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며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 선두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