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총 12조원 규모의 카타르발 대형 수주를 앞두고 있는 HD현대(267250)와 한화오션(042660)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HD현대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어 인력난이 예상되고,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 달성치가 다른 조선사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어서다.
최근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가 오는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기존 연간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까지 증산하는 '카타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NG를 운반하는 선박이 필요한데, 지난해 국내 조선 3사가 총 54척(1차 물량)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전체 물량 65척 가운데 무려 83%다. 업체별로 각각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010140) 18척 △HD한국조선해양(009540) 17척이다.
올해 2차 발주는 40척으로 1차 발주보다 줄었지만, LNG운반선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가가 많이 올라 전체 발주 금액은 100억달러(한화 12조원)에 달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6월 LNG운반선 신조선가(17만4000㎥)는 1척당 2억6000만달러(한화 3300억원)다.
카타르에너지는 올해 연말까지 발주 협상을 벌여 업체별 발주 물량을 확정한다. 2차 발주에서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규모는 △삼성중공업 16척 △한화오션 14척 △HD한국조선해양 10척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만㎥급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 HD한국조선해양
이를 바탕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목표 조기 달성에 큰 힘이 되는 동시에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에게는 변수와 부담이 있다.
구체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HD현대중공업(329180)은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희망했으나, 노조가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휴가 복귀 후 노조의 강경투쟁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조가 파업을 단행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카타르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여름휴가 이후에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는 등 무분규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카타르 프로젝트를 수주하더라도 올해 목표치를 채우는 데는 부족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벌써 올해 목표치 157억4000만달러의 93.6%를 기록하면서 이번 2차 물량을 통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달리, 아직 한화오션은 목표 수주액의 21% 수준만을 달성했을 뿐이다.
현재 수주액은 14억7000만달러인데, 목표 수주액은 69억8000만달러다. 카타르 프로젝트 계약물량이 더해져도 51억1000만달러로, 목표치의 73%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2차 물량을 통해 조기 달성(목표치 95억달러에서 현재 66.3%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한화오션만 유독 저조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선별수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 실적이 저조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구의 LNG운반선 수주전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성과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임단협 타결로 인해 파업 이슈도 없어져서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