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효 파두 대표가 24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중인 모습.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SSD 뿐만 아니라 여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팹리스로써 한국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역사를 써내려가겠다"
'한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최초의 유니콘 스타트업' 파두(대표 이지효)가 24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전략과 포부를 밝혔다.
파두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미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까다로운 인증 과정을 통과했으며 반도체 제품의 양산 공급까지 성공하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해 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동영상 스트리밍과 자율주행차 등의 일상화로 인해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모두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되고 저장된다. 데이터센터가 반도체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반도체들에 대한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그 중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이다. 특히 최근 데이터센터들은 SSD의 저전력·저발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SSD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SSD 컨트롤러(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졌다.
SSD 모듈은 여러 개의 NAND(메모리 반도체)를 병렬화해 속도를 향상한 시스템이다. NAND는 저장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매우 느리며 사용기간 동안에도 닳아 없어지거나 망가지는 불량이 존재하는 등 취약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를 통솔하는 SSD 컨트롤러가 데이터센터 SSD의 성능과 신뢰성을 좌우하게 된다.
파두의 데이터센터 반도체 제품군의 첫 제품이자 현재 사업의 주력인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SSD 컨트롤러는 시스템 전체의 최적화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설계해 뛰어난 읽기 쓰기 능력과 저전력, 저발열, 신뢰성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두의 컨트롤러 제품은 테스트 수준이 아닌 글로벌 최대의 빅테크 업체들에 양산 납품을 진행하며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복수의 미국 빅테크 업체들에서 전체 검증·양산 준비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사들과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파두의 기업 이미지(Corporate Identity). ⓒ 파두
파두는 SSD 컨트롤러의 성공에 멈추지 않고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다각화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전력반도체와 통신반도체, 연산반도체와 메모리 스토리지 각각을 포함하는 전 영역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는 곧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전력반도체의 경우엔 이미 개발을 완료하여 시제품이 나온 상태다. 초거대 AI 모델에서의 메모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규격인 CXL 관련 반도체, 데이터 트래픽의 효과적 처리를 위한 네트워크 반도체, 그 외 다양한 연산반도체의 개발 프로젝트들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에 제품을 공급하며 성장을 일구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AI, CXL 등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들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6년이면 SSD 시장에서는 이미 선도업체가 돼있을 것"이라며 "PMIC부터 시작해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차세대 혁신 제품들도 선점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향 탑 팹리스 자리에 올라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내년부터 양산을 위한 운용자금으로 사용하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반도체 시장은 2015년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2015년 이전까진 경쟁업체들이 다수 있었으나, 그 이후로 제대로 된 SSD 컨트롤러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저희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또한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며, 의미 있는 글로벌 팹리스로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이번 IPO에서 총 625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2만6000원∼3만1000원이다.
24일과 25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7일과 28일에 걸쳐 일반인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8월7일이다. 상장 후 예상 기준시가 총액은 약 1조2495억원~1조4897억 원이다.
한편, 파두는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38.92%다. 상장 후 1개월이 지나는 시점에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물량은 약 17%로 발행 주식 총수의 절반을 넘게 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감도 존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중곤 NH투자증권의 ECM본부 대표는 "기본적으로 코스닥에서 IPO를 추진하는 타 기업 대비 오버행 우려가 크지 않다"며 "수요예측이 마무리돼야 알겠지만, 자발적 보호예수에 많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호예수를 걸 기관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많은 물량을 배치해서 상장 초기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