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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회사채로 실탄 확보…투자자들 "안정적 신용등급‧금리하락" 영향

롯데쇼핑 이어 이마트‧동원산업 수요예측 흥행…"본업 회복 따른 수익성 개선은 숙제"

추민선‧김수현 기자 | cms‧may@newsprime.co.kr | 2023.07.13 15:01:32
[프라임경제] 유통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채권 금리하락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본업 회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롯데쇼핑 2700억 성공 이어 이마트‧LF도 흥행

롯데쇼핑(023530)은 지난 10일 27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유통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채권 금리하락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본업 회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 연합뉴스


해당 사채는 2년물 1300억원, 3년물 1200억원, 5년물 200억원이다. 연리 이자율은 각각 4.659%, 4.82%, 4.957%다. 사채 발행은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삼성증권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했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이 인수에 참여했다. 무보증 사채가 흥행하며 롯데쇼핑은 27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업계는 롯데그룹이 한숨 돌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의 신용등급이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롯데쇼핑에 대한 우려가 큰 분위기였는데 무리 없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롯데쇼핑은 이번 자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올 9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단기사채는 총 2건이다. 금액은 4000억원에 달한다. 부족분은 회사 재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마트(139480)의 회사채 발행도 흥행했다. 지난달 28일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공모를 진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만 1조2100억원이 몰렸다. 회사채 만기 구조는 3년, 5년, 7년이다. 모집금액 1000억원인 3년물에 6000억원, 모집금액 2500억원인 5년물에 5450억원, 모집금액 500억원인 7년물에 650억원이 몰렸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월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1750억원을 끌어모으며 흥행하기도 했다. 당초 공모액은 2000억원이다. 하지만 5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며 발행 규모를 3900억원으로 늘린 바 있다.

이마트는 "공모발행 금액 중 14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에 사용할 것"이라며 "나머지 금액은 LG전자, 삼성전자 등 업체 상품 대금을 지급하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F(093050)도 지난달 20일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4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400억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1600억원, 600억원을 모집하는 3년물에 2400억원 몰렸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LF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동원산업도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의 4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동원산업은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 4200억원, 5년물 2250억원 등 총 645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금액 1500억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확보한 자금은 오는 9월 만기를 앞둔 공모사채의 채무 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안정적 신용등급‧채권금리 하락이 배경

유통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흥행 배경에는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채권금리 하락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더디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라며 "여기에 금리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라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하반기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여기에 더해 근본적으로 본업 회복을 통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연합뉴스


IB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에는 시중금리가 지난해보다는 상대적으로 내려가 있는 편이며 채권발행 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오버부킹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발행물량을 늘리는 것을 고민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 이는 특별히 유통기업들, 특정 섹터만의 이슈라기보다는 시중금리의 변동에 따라 기업들이 미리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높은 이자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그때 조달하지 못한 자금을 금리가 조금 떨어진 지금 시점에 마련한다고도 볼 수 있다. 또, 롯데쇼핑이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회사채의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 타이밍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향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작용하면서 서둘러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로서는 시중금리는 작년보다 떨어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투자처(PF 등)의 투심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롯데나 동원처럼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기업의 회사채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채권 비중을 늘려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실 다지기…하반기 수익성 개선 방점

회사채 발행에 흥행한 이들 기업은 하반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롯데쇼핑의 변신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백화점 영업과 무리한 이커머스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내실을 다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오프라인 유통의 '선택과 집중'이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백화점은 주요 상권 내 점포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할 예정이고, 잠실점은 럭셔리 브랜드와 프리미엄 식품관 리뉴얼(재단장)을 통해 상품기획자(MD)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신규 출점의 경우 콘셉트와 출점 전략을 정비 중이며 쇼핑몰+아웃렛, 쇼핑몰+백화점 형태로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올 1분기 주력 사업부인 백화점·마트·e커머스 등 쇼핑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고르게 성장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특히 백화점 사업 부문이 패션을 중심으로 신장했고,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사업이 다시 날개를 펴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이마트도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 및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이마트도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 및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30일에는 이마트 연수점을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로 리뉴얼 오픈했다.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한 이래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증가했다. 방문 고객 수도 23% 늘었다.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재개장도 앞뒀다. 이마트는 올해에만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LF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도 각별하다. LF는 최근 엔데믹을 맞아 메가 브랜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브랜드, 수입 유통사업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올 3월 프랑스 브랜드 빠투를 새롭게 선보였고 지난달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티피코시, 캠브리지 브랜드를 론칭했다.

해외사업도 주력 브랜드별로 속도를 낸다.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 3대 신사복 보유 업체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중국을 기반으로 대만, 베트남, 싱가폴, 몽골 등 아시아 신흥 시장으로 영토를 확대하며 아시아 중심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국에서 유통망과 카테고리 확대로 브랜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근본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한 유통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는 기존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에 따른 차환 발행의 형태가 많다. 즉, 회사채로 자금을 많이 모집했다고 하더라도 돈 대부분은 채권‧부채 상환에 활용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신규 기술개발이나 영업 인력 확보 등에 사용할 자금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히 남아 있고, 본업에 대한 회복을 통한 재무 개선은 남은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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