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장기간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030200)가 수뇌부의 사법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 채용비리, 쪼개기 후원에 이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경영진의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첫 구속영장 청구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지난 10일 황욱정 KFDS 대표와 KT 임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배임증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황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KT 본사 경영지원실의 상무보 홍모씨와 부장 이모씨,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KDFS 전무 김모 씨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현모 전 KT 대표 등 경영진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KFDS는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KDFS는 KT 전직 경영진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받는다.
KT는 구 전 대표 취임 이후 일감 발주업체를 기존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변경했다. 이후 KT텔레캅은 KDFS·KSmate·KFnS·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KT 경영진의 사법리스크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2018년 말 불거진 채용비리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석채 전 KT 회장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쪼개기 후원' 구현모 전 대표, 1심 벌금형
구 전 대표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구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전·현직 임원들에게는 각 300만∼4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검찰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 할인'을 통해 비자금 11억5100만원을 조성한 뒤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360회에 걸쳐 국회의원 99명의 후원회 계좌에 총 4억3800만원을 이체한 혐의로 KT 직원들을 기소했다.
구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회사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본인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구 전 대표 정치자금 유죄 판결이 나자 KT새노조는 논평을 통해 "쪼개기 후원 사건은 구 전 대표 취임시점부터 시작된 사법리스크였고 결국 현실화 된 것"이라며 "구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더라면 KT는 이번 판결로 또다시 혼란을 겪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KT가 겪고 있는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는 구 전 대표 취임 때부터 예정돼 있었다"며 "구 전 대표와 카르텔을 형성한 이사회의 막무가내식 밀어주기 연임이 결국 이 사태를 초래했다. 따라서 향후 신임 경영진이 구성되는대로 이들 전임 이사들에 대해서도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원 성과급 잔치 '빈축'
아울러 KT는 임원 성과급 잔치를 벌여 회사 내부에서 빈축을 산 적도 있다.
2021년 KT는 임원 대상 장기성과급으로 자사주 44억원어치(13만4570주)를 지급했다. 이 중 2억원(6571주) 가량이 구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러한 성과급이 임원에게만 지급돼 직원들의 비난을 받았다.
같은 해 구 전 대표의 연봉도 전년보다 5억원 이상 늘었다. 2021년 구 전 대표의 연봉은 급여 5억5600만원·상여 9억4600만원·기타 근로소득 2000만원 등 총 15억2200만원이다. 취임 첫해인 2020년에는 9억9700만원(급여 5억2700만원·상여금4억5800만원)을 받았다.
구 전 대표의 지난해 연봉도 15억6100만원(5억5600만원·상여 9억7300만원·기타 근로소득 3200만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열린 '소유분산기업 모럴해저드 방지' 기자회견에서 KT에 대해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사건이나, 인사청탁 의혹, 역대 대표들의 배임, 횡령으로 인한 검찰수사가 유독 많았던 것은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이익추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 전 대표는 비자금 조성 및 비위 정황으로 수사대상이 되자 사퇴했다"며 "(사퇴는) 추가적으로 불거진 현대차 관련 의혹, KT 호텔 사업 관련 정치권과 결탁, 경영성과 부풀리기 의혹 등 혐의를 사전에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지난 5일 KT 허수경영 규탄 기자회견에서 "현재 KT의 모습은 최악의 경영공백 사태로 탈법과 편법, 회삿돈 횡령 등 문제가 난무하고 있다"며 꼬리자르기가 아닌 진심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 기업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