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형 차기호위함(FFX)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의 대결이 치열하다. 한화오션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첫 대결인 동시에 앞으로의 미래 사업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는 서로 자신들이 승자라고 외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5~6일 사업장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달 내로 우선협상자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5·6번함은 울산급 배치3 사업의 마지막 물량으로, 사업 규모는 8334억원이다. 앞서 1번함은 2020년 3월 HD현대중공업이 4044억원에 수주해 성공적으로 진수했고, 2~4번함은 2022년 1월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가 1척당 3300억~3500억원 규모에 수주했다.
특히 SK오션플랜트가 수주하는 과정에서 '저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5·6번함 선정 기준이 이전과 달라졌다. 방위사업관리의 사업자 선정 기준이 '가격' 중심에서 '기술력' 중심으로 개정됐다.

지난 6월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한화오션이 울산급 배치3(Batch-Ⅲ) 호위함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합동화력함 등 수상함 모형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SK오션플랜트처럼 저가로 입찰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바라봤다. 선도함(1번함) 수주 및 진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분야, 한화오션은 잠수함 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보여 왔던 만큼 HD현대중공업이 이번 대결에서도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6월 부산에서 열린 2023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수상함 분야에서 경쟁사는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올해 5월 한화그룹에 인수돼 출범한 이후 첫 도전인 만큼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이번 대결에서 확실하고 분명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만 한다.
또 한화오션 역시 경력이 만만치 않다. 울산급 배치2(Batch-Ⅱ) 사업에서 절반인 4척을 수주한 경험이 있고, 이지스함 및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Ⅰ~Ⅲ)과 잠수함 사업(장보고-Ⅰ~Ⅲ)을 모두 수행한 국내 유일 방산 업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40년 이상 해왔던 사업 영역이고, 지금까지 절차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만큼 충분히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 본다"며 "이에 발맞춰 수상함 2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 신축도 검토 중이다"라며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차세대 함정들의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양사 모두 리스크가 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은 일부 직원들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설계도면 은닉 유죄 판결로 보안사고 페널티(감점 1.8점)를 받는다.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도면을 은닉·유출한 사건이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3의 기본 설계와 선도함·후속함 건조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후속함의 기술적인 사양과 문제 해결 능력 등에서 HD현대중공업과 격차가 있고, 설계·건조 관련 정보도 부족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결이 향후 배치4 사업과 2024년부터 시작되는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과에 주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앞으로도 양사의 치열한 수주 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