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펀드 불완전판매, 횡령과 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금융사 대표이사 및 임원들이 내부통제 제도 실패 책임에서 면책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22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추진돼 온 국정과제다. 약 10개월에 걸쳐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들과 금융사들의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새로운 개선 방안에 따라 금융사 대표는 각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를 작성해야 한다. 책무구조도에서 금융사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책임자를 특정해 관련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개최한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 금융위원회
책무구조도에 기재된 임원은 자신의 책임범위 내에서 내부통제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대표는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서 전사적인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각 임원별 활동을 감독하는 총괄 관리의무가 부여된다.
책무구조도에 담길 책무는 향후 개정될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령에 담길 예정이다. 금융위는 △경영관리 △위험관리 △영업부문 영역에서 총 20~30개 책무가 열거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지급 △청산·결제 △투자관리 △금융·투자자문 등 총 27개 총괄 책무를 두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대표가 마련해야 한다. 최초 작성 및 주요 사항 변경 때 감독당국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적정성 여부를 사전 승인받을 필요는 없지만 당국의 시정 요구는 가능하다.
책무구조도상 임원은 소관 영역에 대한 최종 책임자로서 금융사고 발생 시 내부통제 관리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진다. 다만 금융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상당한 주의'를 다해 사전 또는 사후적으로 관리 조치를 했다면 해당 책임이 경감 또는 면제될 수 있다.
관리 조치의 구체적인 방법과 수준은 각 회사 및 업계에 따라 자체적으로 마련하되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이 지속적으로 모범 사례를 축적해나갈 방침이다.
관리 의무를 위반한 임원에 대해서는 면직·정직·감봉·견책·주의 다섯 단계로 '신분 제재'가 부과된다. 다만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임원은 △해임 요구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이사회 내부통제 감시역할도 명확해진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에 관한 심의・의결사항 추가, 이사회내 소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상법상 이사의 내부통제 감시의무가 구체화됐다. 지배구조 견제와 균형 원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평소 상당한 주의를 다해 내부통제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임원은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며 "사전에 예측・통제하기 어려운 불의의 금융사고로부터 담당 임원의 소신과 판단, 노력이 보호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번 제도개선의 핵심은 임원제재에 있다기보다는 임원이 스스로 내부통제를 더욱 충실히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며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과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