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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환급금 52조원…생보사, 유동성 우려에도 대책 '요원'

저출산·고령화로 보험가입자 감소…RBC·신계약 건수도 내리막길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6.08 11:14:45
[프라임경제] 고금리·치솟는 물가 등으로 서민 살림살이가 빠듯해지자 생명보험을 해지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보험가입 인구도 감소하면서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의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보험연구원의 '최근 보험계약 해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일반계정+특별계정 해지환급금'은 52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효력상실환급금(보험금 장기미납으로 자동 해지된 보험에 대한 환급금액) 1조6000억원을 더하면 생보사가 지난해 지출한 금액은 총 53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해지가 급격히 몰리면서 1%를 유지하던 해지율은 3%로 뛰었다. 분기당 10조원 수준이던 해지환급금도 지난해 4분기 20조원을 넘어섰다.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해지환급금이 52조원을 넘어섰다. ⓒ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들이 생명보험을 해지한 이유는 생계자금 확보 목적이 대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령층 위주의 금융소비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중도해지를 결정했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보험소비자의 보험계약 및 신용정보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는 게 힘들어 보험을 깨는 '납입 부담 보험계약 해지'에는 연체 등 보험 가입자의 경제적 어려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중 8%는 가계 경제의 어려움 탓에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생보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RBC는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다룬 비율이다. 통상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당국은 RBC를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좋지 않은 하위권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RBC 150%를 충족하지 못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2021년 말 RBC 150%를 충족하지 못한 보험사는 MG손해보험(88.28%)이 유일했던 반면 지난해 말 기준 RBC가 150% 이하인 생보사는 △DGB생명(118.99%) △처브라이프(121.9%) △KB생명(130.48%) △DB생명(141.94%) △농협생명(147.45%)으로 대거 늘었다.

생명보험 계약 해지자 및 연체보유자 비율. ⓒ 보험연구원


신계약 건수도 감소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 신계약 건수는 1604만9458건으로 2020년말 1766만2048건에서 2021년 말 1682만7086건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속 감소세다. 

생보사 핵심 상품으로 꼽히는 종신보험의 신계약 건수도 지난해 106만365건으로 2020년 말(165만90건)보다 35.7% 감소했다.

이처럼 생보사 업황이 악화하자 △약관대출 이자 수준 조정 △납입일시중지 서비스 기간 확대 △보험계약대출 홍보 강화 등 금용소비자 이탈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계약 유형별로 차별화된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계약해지에 따른 보장공백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과 계약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및 안내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생보사들은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계약유지지원 제도로 꼽히는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보험해지에 앞서 이용하는 비중은 0.1%수준에 불과하지만, 보험사들은 쉽사리 대출한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고액의 보험계약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잦을 뿐 아니라 대규모 현금유출에 대한 부담이 커서다. 보험사가 대출을 내주기 위해서는 운용하던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내줘야 하는데, 이는 곧 보험사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인기상품인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지 않을 시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보험사 투자 수익으로 보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안전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저축성 보험이 유동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지환급금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나왔던 내용인 만큼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유지 지원관련 대책은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으로 현재까지 당국에 지원을 건의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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