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료의 선택권.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 SK가스가 내세운 핵심 키워드다. 최근 SK가스(018670)는 기존 사업부문인 LPG를 넘어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민수사업에 그쳤던 사업부문을 산업용·트레이딩으로까지 확장하면서 과거 '서민연료 공급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LNG 사업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 변화로 SK가스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국내 기업 유일"…듀얼 연료 발전소 사업 모델
SK가스의 미래 핵심 전략 중심에는 울산 GPS가 있다. 글로벌 에너지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핵심 발전소기 때문이다. 2024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울산GPS를 26일 방문했다.
울산GPS는 세계 최초 LNG·LPG 듀얼 발전소다. LNG와 LPG 모두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을 극대화했다. LNG 가격이 비쌀 때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를 활용하고, LPG가 비쌀 때는 LNG를 활용해 발전할 수 있다.

울산GPS 주기기 구역 전경. = 전대현 기자
울산GPS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와 함께 LNG 사업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총 사업비만 1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부지면적은 약 14만㎡, 발전용량은 1.2GW다.
이날 방문한 울산GPS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바라본 울산GPS의 풍경은 다소 생경했다. 아직 완전한 발전소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4월 기준 공정률이 77.6%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본연의 자리에 들어서 있는 핵심주기기 터빈과 변압기가 사업장의 성격을 알렸다. 울산GPS 건설과 SK가스의 LNG 사업 준비가 예정대로 순항 중인 모습이었다.
울산GPS는 △가스터빈(410.5㎿) 2기 △스팀터빈(406㎿) 1기로 구성됐다. 연료공급설비를 거쳐 전처리된 LNG, LPG는 가스터빈을 통해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여기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는 배열회수보일러에 투입돼 물을 끓이는데 사용된다. 고온·고압의 증기로 스팀터빈을 작동시킨다. 이를 통해 연간 860만㎿h의 전력을 생산해낸다. 280만여 가구가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하루 소모되는 물만해도 3만톤에 이르며, 이중 2만3000톤이 매일 증기된다.
SK가스 관계자는 "울산GPS가 세계 최초로 LNG·LPG 듀얼 발전이 가능한 것은 SK가스가 보유한 인프라와 울산이라는 입지 덕분이다"라며 "LPG와 LNG 사업을 동시에 영위할 수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SK가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GPS의 모든 인프라는 4㎞ 반경 내외에 있다. 짧은 거리로 인해 LPG, LNG 공급이 원활할 뿐 아니라 송전탑 위치 또한 가까워 송전 중 발생하는 전력 손실량을 최소화 했다.
아울러 SK가스는 울산에 27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LPG 저장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LNG 공급 역시 KET 내1번 탱크를 활용해 저장·공급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연료공급 체계를 완성하면서 원가 경쟁력까지 갖췄다.
울산 국가산업단지라는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위치해 있어 발전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모자람이 없는 입지 조건으로 보였다.
◆'울산모델'로 비즈니스 시프트 이행 속도
이날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SK가스의 '비즈니스 시프트 스토리(Business Shift Story)'도 공개했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 전환을 바탕으로 모든 계획이 단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비즈니스 시프트를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존 사업만으로도 높은 성과를 낸 것을 강조했다.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서 재무적 투자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SK가스는 기존 민수에 국한돼왔던 LPG 물량이 산업체에도 사용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 이에 따라 2018년 10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3배 이상 급등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가 26일 자사의 비즈니스 시프트 스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가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SK가스의 산업체 물량 80만톤 이상으로 기존 산업용 도시가스 받던 고객들에게 도시가스보다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LPG를 공급하고 있다"며 "2015년부터 시작해 연간 80만톤 까지 산업체 물량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민수시장에 판매된 LPG 물량은 160만톤으로 절반에 가까운 수요를 산업체에 공급했다"며 "2015년 민수사업 세전이익 비중은 99.9%였는데, 지난해 민수사업 세전이익 비중은 20% 초반대로 떨어졌다"고 첨언했다.
실제로 SK가스의 LPG 매출액 중 민수용 판매 비중은 2015년 40%에서 2022년 23%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산업체·석유화학사 매출 비중은 14%에서 35%로 증가했고 매출액도 5배 이상 늘었다. 해외 트레이딩 매출액도 동기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산업체와 석유화학사, 해외 트레이딩 등으로 LPG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윤 대표는 2024년부터 LNG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SK가스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LPG와 LNG를 동시에 공급하는 SK가스만의 사업구조 '울산모델'이 그것이다.
울산모델은 울산 국가산업단지 내에서 LPG와 LNG의 상대 가격에 따라 더욱 저렴한 연료를 적시에 공급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국내 민간 최대 규모의 LNG 터미널 KET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SK가스만의 수익모델인 LNG·LPG 옵셔널리티(Optionality)를 통해 LNG 스팟 변동성과 LNG·LPG의 상대가격 차이를 활용한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시프트 2.0'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윤병석 대표. = 전대현 기자
윤 대표는 현재의 울산모델을 완성한 후, 국내 타 지역과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며 파이낸셜 스토리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울산모델밸류체인이 갖춰지고 나면, SK가스의 사업 역량과 핵심 앵커 인프라 투자,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역적 확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늘어난 탄소 배출량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SK가스는 울산GPS 사업 전에는 탄소 배출량이 많지 않았지만, 발전소 사업으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수소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전까지는 이산화탄소를 고체카본으로 만들어 땅에 묻는 방식이나 다방면으로 탄소배출 저감을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표는 "수소 공급 인프라가 해결된다면 울산GPS가 첫 번째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도 "수소 인프라 구축하는 데에는 또 다른 5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수소 솔루션을 통해 넷 제로 선두주자로 나아가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