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약 4.4% 성장한 약 4470억달러을 기록했으며, 오는 2040년엔 약 1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상상속의 꿈'만 같던 우주가 현실로 다가왔다. '글로벌 블루오션'인 우주산업 선점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정부 차원의 우주항공산업 육성 의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내 누리호 3차 발사도 예고된 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약 4.4% 성장한 약 4470억달러(약 523조원)을 기록했다. 나아가 △비대면 수요 증가 △안보 △정찰 △인터넷 보급 확산 등 다양한 통신위성 시장 수요 확대로 인해 2040년 우주산업은 약 1조1000억달러(약 13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우주 시장은 인류에게 미래에 펼쳐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안보 체계를 비롯해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결국 우주산업 및 우주 경제의 발전 수준에 따라 국가의 역할과 국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우주 경제의 원년'을 선포했다. 특히 올해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 태동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우주개발에 지난해보다 874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대비 9.5% 증가한 금액이다.
오는 5~6월에는 누리호 3차발사가 예정돼있으며, 2030년까지 500톤급 추력 성능을 가진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달 들어선 지난 4일 한국형 'NASA(미국항공우주국)'를 목표로 연내 개청을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사흘 뒤인 7일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가 손잡고 '제1회 민군 우주협력 협의체 회의'도 실시했다.
한 연구원은 "정부 관계부처는 지난해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우주산업 발전과 민간 주도 생태계 촉진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국산화 지원, 국제협력 강화,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정책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민간 우주 시장 개발 확대를 위해 오는 2023년까지 공공위성 130기 발사를 추진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우주산업에 대한 국내 표준화 지침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체계적인 역량 강화와 핵심부품·소재 조달 관련 공급망 다변화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저궤도 위성통신 주목…기업 '옥석 가리기' 한창
전문가들은 저궤도 위성통신(LEO) 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저궤도 위성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기술의 완벽한 구현을 위한 초고속·초공간 통신 서비스의 필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산업은 뉴 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며 발사체와 위성 제조 시장이 민간 주도로 전환되며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발사 비용 하락으로 글로벌 위성 시장은 저궤도 위성을 중심으로 소형화, 군집화,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표적인 항공우주 관련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국항공우주(047810)는 10일 종가 기준 연초대비 약 64.28%, 15.13%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 내부 모습.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판 스페이스X'로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2860억원 규모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사업'을 수주해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4회 추가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2020년 영국의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 인수 및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 지분투자에 이어 2021년에는 세계 최초의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다른 자회사인 쎄트렉아이(099320)는 각종 인공위성을 개발 및 제작해 수출하고 있으며,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사업에도 이미 진출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 사업을 시작으로 △2호 △3호 △5호 △3A호 △6호 △7호 △7A호에 이르기까지 위성 본체 개발 전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중대형급 위성개발 기술을 축적해왔다. 해당사업들에서 K본체 설계와 조립, 전장품 및 구조체 개발과 제작, 기계지상지원장비(MGSE) 국산화 개발 등을 담당했다.
이밖에 △제노코(361390) △인텔리안테크(189300)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274090) △AP위성(211270) 등도 우상향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연초대비 각각 16.88%, 46.68%, 52.00%, 130.11% 뛰어올랐다.
제노코는 군위성 사업을 통해 위성탑재체, 본체, 발사체 및 위성지상국 관련 기술을 확보, 위성의 발사부터 운용에 이르는 토탈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인텔리안테크는 원웹향 저궤도 위성 안테나를 공급 중에 있다. 원웹과 프랑스 위성통신 사업자 유텔샛(Eutelsat) 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이에 따른 사업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보잉 △에어버스 △나사(NASA)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메이저 우주항공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우주항공 부품 및 원소재를 공급하는 해외 자회사를 보유 중이다.
AP 위성은 위성체와 위성체 탑재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2발사된 누리호의 위성체를 제작하며 단순 부품 납품 업체에서 위성체 제작이 가능한 위성 제작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해외 위성 통신 기업인 투라야(Thuraya)에 위성 통신 단말기를 납품하며 꾸준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원은 "국내 우주산업은 올드 스페이스(Old Space)와 뉴 스페이스 중간 지점인 미드 스페이스(Mid Space) 구간으로, 발사체와 위성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이전되고 있다"며 "저궤도 위성통신을 시작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망 구축 비용 절감과 기존 통신망 보완 용도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수요가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