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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T, ‘만년 꼴찌’설움 벗을까?

<이동통신사 CEO 3인3색 - ③ LGT 정일재 사장>

이광표 기자 | pyo@newsprime.co.kr | 2008.08.01 11:53:51

[프라임경제] 숨가쁘게 변모하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했다. 통신사간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올해 2분기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수익성 악화’라는 우울한 성적표만 초래했다. 그리고 경쟁을 넘어서 이제는 ‘사투’까지 벌이는 이동통신 시장 속에는 갖가지 전술을 진두지휘하는 3인의 장수가 있다. 본지는 ‘이동통신사 CEO 3인3색’ 시리즈 마지막 순서로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의 면모와 남모를 고민을 들여다봤다.

이동통신업계 ‘만년 꼴찌’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니는 LG텔레콤. 그리고 이 같은 업보를 떠 안고 2006년 7월 LG텔레콤의 수장이 된 정일재 사장.

지난 7월 26일은 정일재 사장이 LGT 사장으로 부임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취임 2주년을 맞은 정 사장은 흔한 기자간담회 조차 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행사도 갖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악화된 2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고, LGT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쓸데 없는 형식을 갖출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행히 LG텔레콤은 이통사 중 유일하게 2분기 매출과 영업익 동반상승을 나타내며 정 사장의 취임 2주년을 자축하기도 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 ‘타고난 전략가’

이통사 CEO 3인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그러나 김신배 SKT 사장과 조영주 KTF 사장은 공대출신인 반면 정일재 사장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문대 출신이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김신배 사장과 조영주 사장은 통신환경의 기술적 변화에 민감해 하는 듯 보이지만 정일재 사장은 고객 트랜드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990년 LG경제연구원으로 처음 ‘LG맨’이 된 그는 2005년 브랜드관리팀장 겸 부사장을 맡으며 LG그룹의 전략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6년 7월 LGT와 인연을 맺게 됐고, 그 이후 2년동안 LGT의 질적 성장을 가져오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T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선전은 ‘전략통’으로 불리는 정 사장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 사장의 존재감으로 인해 LGT의 존재가치도 새롭게 부각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략통’으로 불리는 정일재 사장…LGT 존재가치 부각시켜
 

정 사장은 현장 경영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형식이 강조된 불필요한 일들은 철저히 배격한다.

LGT의 ‘1페이지 보고서 작성’지침은 정 사장의 ‘형식파괴’를 잘 표현해주는 대목이다.
정 사장은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하는 시간에 고객에게 가치를 주기 위한 고민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1페이지 보고나 구두보고를 회사 내 정착시켰다.

그의 가족친화경영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임직원의 가족들은 회사의 든든한 후원자”라고 강조하는 정 사장은 ‘가족케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직원들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스킨십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정 사장의 세심한 배려는 직원들에게 소속감은 물론 은연 중에 존재해왔던 ‘만년3위’라는 열등의식도 깨뜨리는 효과로 작용되고 있다.

◆ ‘꼴찌 탈출’ 언제쯤?

“만년 꼴찌의 설움도 이제 더 이상은 없다“…최근 LG텔레콤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SKT와 KTF라른 두 거대한 통신공룡 사이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LGT가 잇따른 호조에 잔뜩 고무되어 있다. 여유를 부리던 경쟁사들까지 예상치 못한 역공에 내색은 안하지만 당황한 기색이다.

   
KTF와 SKT가 3G시장 선점에 나서자 정일재 사장은 '오즈'를 선보이며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사진은 '오즈' 출시 설명회 모습
실제로 마케팅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LGT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나홀로’ 웃으며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증가’라는 결과를 보였다.

경쟁사인 SKT가 ‘영업이익 감소’를 나타냈고, KTF가 ‘영업손실’이라는 마케팅 전쟁 휴우증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홀로 선전한 것에 더욱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LGT의 이 같은 실적은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한 정 사장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LGT는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2614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 마케팅비로 썼던 2,570억원에 비해 1.7%만 증가하며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린 경쟁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고래싸움에서는 새우 등이 터지기 마련인데, SKT와 KTF라는 거대 이통사 사이에서 홀로 선전한 것은 CEO의 치밀한 전략이 뒤따른 결과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꼴찌의 반란’에 그치느냐…‘꼴찌 탈출’로 이어가느냐…‘딜레마’

그런 정일재 사장도 고민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만년 3위’에 안주하고 수익에만 치중할 것이냐, 꼴치 탈출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것이냐하는 점이다.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현재의 경영기조를 유지한다면 안정적인 구도를 이어나갈 수 있겠지만, 꼴찌 신세를 면하기 어려워 진다.

반대로 만년 꼴찌에서 탈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서는 몸집 키우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LGT는 재계 4위 LG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지만, 그룹 내 위상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 이에 전폭적인 지원이 아쉬울 수도 있다.

최근 잇따른 선전 속에 그룹 내 위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인수와 합병 등 몸집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왠지 작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4월 80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이제 기초체력은 갖췄다”고 소감을 밝힌 정 사장의 말이 암시하 듯 이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때가 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전략가로 정평이 난 정일재 사장이 ‘꼴찌의 반란’만 계속 이어갈 것인지 ‘꼴찌 탈출’에 성공해 새로운 입지를 확보할 것인지 귀추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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